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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목마를 때, 스릴러가 왔다"…신혜선, 대체불가의 '타겟'

[Dispatch=김지호기자] "어떤 배우에게 러브콜을 보낼까?"

영화 '타겟'의 제작자들이 모인 자리. 박희곤 감독을 포함한 4명이 캐스팅 회의를 진행했다. 주인공 장수현 역을 어떤 배우에게 제안할 지 고민했다. 

(참고로, 수현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살인범과 우연히 중고 거래를 했다가, 피 말리는 보복을 당하는 여자. 섬세한 연기력의 소유자가 필요했다.) 

놀랍게도 4명의 의견이 전원 일치했다. 네 사람이 적어낸 쪽지에는 단 한 배우의 이름만이 적혀 있었던 것. 

바로, 신혜선이었다. 그도 그럴 게, 신혜선은 현실 연기가 주 전공이다. 맑고 투명한 얼굴로, 삶의 여러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제작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통했다. 우리 주변의 흔한 자취러, 사악한 범죄에 점차 말라가는 피해자, 소심하지만 용기를 내 복수하는 여자….

신혜선은 그 모든 얼굴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10년 연기 내공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첫 스릴러 도전에도 불구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디스패치'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신혜선을 만났다. 그녀의 '타겟' 도전기를 들었다.  

◆ "타겟, 현실이라 끌렸다"

(변신에) 목마르던 차, (스릴러란) 우물이 다가왔다. '타겟'의 대본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찬찬히 읽으며 빠져들었고, 극도로 몰입하게 됐다. 

신혜선은 "그간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해왔다. 그래서 장르적 변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스릴러를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 제안이 왔다"고 운을 뗐다. 

스릴러, 그것도 현실 서스펜스라는 키워드에 이끌렸다. 

"시나리오를 보면, 사실 사이다가 아니에요. 시원한 권선징악도 아니죠.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이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이하 신혜선)

실제로, 수현은 그간 연기해온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여자다. 30대의 보통 인테리어 직장인으로서 살아간다. 회사 일로 골머리를 앓고, 혼자 이사를 다닌다.  

그는 "수현은 제가 택했던 배역들 중에서 가장 색깔이 흐릿하다. 무색 무취에 가까운 캐릭터"라며 "그런 점도 정말 매력 있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법" 

그런데, 그 현실성이 오히려 고민이 됐다. "이 (평범한) 친구가 피해를 당할수록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 지에 대한 부분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신혜선은 "작품에서 캐릭터가 굉장히 중요한 스토리가 있다. 반대로 스토리 안에 인물이 있는 것이 있다"며 "수현이의 경우 후자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설정과 서사가 강력히 부여됐다면, 인물의 성격에 맞춰 반응할 수 있겠죠. 그런데 수현이는 제가 캐릭터성을 만들어가야 했어요. 그 어떤 인물이더라도, 이 상황은 맞닥뜨릴 수 있으니까…. 그 점이 어려웠습니다."  

즉, 감정의 완급 조절에 대한 지점이다. 

"예를 들어, 수현이 첫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느 정도로 고통스러웠을까요? 또, 두 번째 당했을 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 변화를 점진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죠."

그래서 필요했던 것. 완벽한 몰입이다. "일련의 사건이 진행되며 수현의 공포심이 차츰 쌓여간다. 점점 극대화되는 공포다. 그걸 '나'에 대입하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순간의 집중력, 최선의 결과"

덕분에 열정이 샘솟았다. 수현의 집에 (살인자가 부른) 초대남이 온 장면이다. 수현이 겁에 질리고, 눈물이 고인다. 신혜선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신이었다. 

신혜선은 "모니터링을 하면서 욕심이 생기더라. 제가 느끼기에, 수현의 감정이 더 잘 보여지는 얼굴이 있었다. 여러 각도 중 그걸 써 달라고 감독님께 부탁 드렸다"고 말했다.

멘붕에 빠진 연기도 안정적으로 해냈다. 살인범과 연락을 하며, 불안 초조해하는 신. 인상 깊은 열연이었다. 큰 동작 없이도 손에 구슬땀을 쥐게 만들었다.

"특별히 감정을 계산하고 연기한 건 아니었습니다. 깔깔거리고 수다를 떨다가도, (촬영) 들어가자마자 바로 집중이 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그는 "찍기 전부터 감정을 끌어올려 두면, 소모가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확 몰입하니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최근 이런 생각을 했어요. 피아노를 칠 때, 계속해서 똑같이 치면 나중엔 힘들어지잖아요? 감정도 그런 것 같아요. '컷' 들어가면 쏟아내고, 아껴놨다 쏟아내는 거죠."

◆ "데뷔 10년차, 아직도 목마르다"

이날 신혜선의 얼굴은, 누구보다 밝았다. 명랑하고 생기가 넘쳤다. 만남 전, '혹시 아직 '타겟'이 준 고통(?)에 빠져 있지 않을까?' 하던 생각이 기우였을 정도.  

신혜선은, 그래서 영리한 배우였다. 필요한 만큼 집중하고, 다시 우아하게 빠져나온다. 그러면서도 늘 공부한다. 그 고민의 흔적이 인터뷰 내내 엿보였다.

이게 바로,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사실, 전 저한테 되게 야박한 사람이에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제 연기를 보고 만족스러운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그래요. '아, 저 부분은 더 잘 해볼 걸!'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보였고요." 

신혜선은 "어떤 작품이든, 제 마음에 들 때까지 무한대로 찍을 순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요즘은 좀 내려놓는 연습도 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영화를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래도 한 가지,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준다면? 이 질문에, 신혜선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저, 열심히 했다는 것?"

신혜선은 아직 안 해본 게 많다. 욕심 나는 장르도 많다. 맡고 싶은 역할도 넘친다. 그래서, 지금까지 달려온 10년은 짧다고 말한다. 연기는, 평생 걸어갈 길이니까….

"모든 장르를 다 해 보고 싶어요. 코미디랑 공포도요. 아, 휴먼 드라마! 사람 사는 이야기와 거기에서 오는 감정들을 연기하고 싶습니다.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장르라 생각하거든요. 전 더 열심히 살 거에요. 제 마음이 움직이는 작품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타겟'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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