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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Bravo! Yeon Jin은 내 목소리"…아리아 송, 美 동은을 만났다

[Dispatch=오명주기자] 넷플릭스 ’더 글로리’ 3회, 동은(송혜교 분)이 연진(임지연 분)의 수상에 응원을 보내는 장면이다. 

“화이팅 박연진, 브라보! 멋지다 연진아!” 

복수의 서막이다. 피해자 동은의 강렬한 외침과 가해자 집단의 불길한 눈빛. 이 오묘한 장면은 (영어권 시청자에게) 어떻게 전달됐을까?

“Let’s give it up for Yeon-Jin. Bravo! You’re so incredible!” 

'더 글로리'의 (최종 28일간) 시청시간은 4억 3689만 시간. 비영어권 TV 시리즈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누적 시청시간은 약 5억 3125만 시간.

전 세계 79개 국가에 17개 언어로 제공됐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등... 그 중에서도 영어 더빙은 배우 싱크로율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디스패치'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아리아 송(Aria Song)을 만났다. 그는 송혜교 연기를 영어로 전한 더빙 배우.

“송혜교에게 최대한 집중했어요. 그녀의 연기, 그리고 동은이의 이야기가 잘 보일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더했죠.”

"Yeon-Jin. Bravo! You’re so incredible!” 

아리아 송은, '더 글로리' 글로벌 흥행의 숨은 주역이다.

◆ ‘더 글로리’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이자 성우인 아리아 송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고요, 현재 LA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아리아 송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에서는 영어 더빙 배우, 즉 성우로 알려져있다. ‘더 글로리’에 앞서 ‘지옥’과 ‘정이’로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지옥’과 ‘정이’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함께 일했던 회사에서 연락을 주셨죠. 3개 장면 정도를 오디션봤고, 최종적으로 문동은 역할을 제안받았습니다.”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건, 단연 주인공인 송혜교였다. ‘가을동화’, ‘풀하우스’, ‘태양의 후예’… 송혜교의 대표작을 줄줄 읊을 정도로 그녀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10년 넘게 송혜교와 그녀의 연기를 좋아했어요. ‘더 글로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그녀의 연기를 영어로 전할 수 있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리아는 '더 글로리'를 만났다.

◆ 더빙을 제작하는 사람들

한 편의 작품에 더빙이 입혀질 때까지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투입된다. 

동은의 영어 버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한국이 아닌,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더빙 스튜디오에서 완성됐다. 아리아는 이곳에서 3개월간 총 16회의 더빙 작업을 진행했다. 

더빙은 크게 <번역→각색→더빙→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원작에 충실한 번역, 흐름에 맞게 완벽을 더하는 각색, 성우의 탄탄한 연기, 그리고 꼼꼼한 편집까지. 

“더빙 작업에는 작은 마을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웃음) 성우는 물론, 번역, 제작, 오디오 엔지니어링, 믹서까지…다양하고도 수많은 인력이 투입됐죠.” 

아리아는 “성우는 보통 녹음 세션에서 대본을 처음 확인한다"면서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 배우들의 연기를 반복해서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녹음하면서 곧장 장면에 대사를 덧입입니다. 이후 팀 전체가 녹음본을 검토합니다. 입술, 타이밍, 연기 모든 것을 조율하죠. 모두가 만족 할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요.” 

◆ 동은에 몰입하다

더빙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성우의 연기력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석, 그에 맞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동은은 잔혹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다. 모든 것이 망가졌지만, 집요하게 복수를 설계한다. 덕분에 목소리는 건조하고, 대사는 시니컬하다. 웃음소리마저 스산하다. 

아리아는 고민했다. 어떻게 ‘동은’을 외국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킬까…원작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배경과 상황 등이 대사 전달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했다. 

“제게 있어 더빙 작업은 마치 공 서너 개를 섬세하게 저글링 하는 것 같아요. 대사와 감정을 전달하면서도 입술의 움직임이나, 목소리 톤까지 다양하게 고민해야 했습니다.” 

온전히 동은이, 아니 송혜교에 집중했다. “연기에 집중했다. 성우도 감정적으로 연기자만큼 똑같이 그 순간에 심취해야 한다. 동은의 이야기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원작에 가까운 ‘아리아표 동은’이 탄생했다. 한국 정서를 충분히 반영한 대사에 특유의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 이름을 부르는 완벽한 발음까지 3박자를 모두 갖췄다. 

“일반적으로 더빙은 잘 회자되지 않는 편이잖아요. 한국 팬분들이 ‘연진-아!’ 같이 작은 부분까지도 캐치하면서 관심 주시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 욕심 있는 배우, 성우 

아리아는 2013년 영화 ‘레이디 미라의 저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옐로우스톤’, ‘씰 팀’, ‘포 올 맨카인드’ 등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수십 작의 필모를 쌓았다. 

‘더 글로리’는 아리아에게 특별한 작품이 됐다. “한국에서 이만큼 큰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실 ‘지옥’이나 ‘정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거든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국 팬들이 얼마나 더빙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지 알게 됐어요.” 

앞으로의 다부진 목표도 전했다. 

“저는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웃음) 배우로서도, 성우로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기회가 있다면 한국에서도 언젠가 일해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아리아가 전하는 애정 어린 인사다. 

“넷플릭스 팀 전체가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 정말 열심히 달려왔어요. 동은이의 말을 빌려 팬 분들, 창작자분들, 또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전해봅니다. 멋지다, 브라보!”

한편 ‘더 글로리’는 말 그대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파트1은 누적 1억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파트2는 단 공개 3일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기사에 (다) 쓰지 못한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붙입니다.>

D :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 저는 2.5개 언어를 구사하는 배우입니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학부 과정을 마치고 국제 관계학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려던 계획이... 연기 경력을 쌓게 되면서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D : 한국어를 너무 잘 하셔서 한국인 아닐까... 생각했어요.

A : 지금 제 한국어 실력은 영유아 수준이에요 (웃음) 어머니가 애리조나에서 아시아 미디어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옛날 DVD와 VHS 시절이죠. 그때, H.O.T, S.E.S. 신화, NRG의 뮤직 비디오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그들의 시각적인 요소에 매료돼 반복해서 노래를 들었어요.

하루는 수업 중에 가수들 이름을 끄적이다가 (죄송해요, 쌤!) 패턴을 발견하면서, 한글을 해독하고, 스스로 배우게 됐습니다. K팝을 통해 한국 영화와 문화에 푹 빠졌고요. 대학에서 2년간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졸업을 한 뒤에는,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Fulbright Program)을 통해 원어민 선생님으로 영어를 가르쳤죠. 청주에서 1년간 살았습니다. 프로그램에 하숙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 덕분에 저는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었고요.

D : '더 글로리’ 더빙 작업의 시작이 궁금한데요. 캐스팅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 모든 프로젝트의 캐스팅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더 글로리'의 경우, '지옥' 등 몇몇 작품에서 함께 일했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일반 더빙 세션처럼 3개의 장면을 더빙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제안을 받았습니다.

D : '더 글로리’를 선택한 계기가 있을까요? 

A : '가을동화'부터 '풀하우스', 김은숙 작가님이 집필하신 '태양의 후예'까지 10년 넘게 송혜교 배우와 그녀의 연기를 좋아했어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송혜교 배우의 영어 더빙을 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녀의 연기와 (동은의) 이야기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D : 해외 더빙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A : 일반적으로 성우들은 번역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아요. 번역 작업은 전문 번역 회사에서 이뤄집니다. 원어의 의도를 존중하면서 (영어) 대사가 입술 움직임과 최대한 맞을 수 있도록 각색 과정을(adaptation process)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덕션 대본을 완성하고, 배우들은 녹음 세션에서 해당 대본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 후 작품의 의미(essence)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 배우들의 연기를 본 다음에 녹음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오디오 엔지니어가 바로 장면에 영어 대사를 덧입히죠. 이후 팀 전체가 녹음한 테이프를 검토해 입술, 타이밍, 연기 등을 조율하죠.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제게 있어 더빙 작업은 마치 공 서너 개를 섬세하게 저글링 하는 것과 같아요. 원작 연기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배경과 상황 등이 대사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하게 고려하죠. 감정적으로도 연기자만큼 똑같이 심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화면 속 배우의 입 모양과 목소리 톤에 맞춰야 하죠.

더빙하면서 검토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에디터와 믹서가 추가적으로 작업하면서 맞지 않는 부분에 메모를 남겨요. 최종적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와 그 팀이 전체 에피소드를 검토하고, 마지막 피드백이나 작은 부분들을 조정하며 가능한 한 촘촘히 작업하고 있어요. 

D : 아리아 송씨가 뽑은, ‘더 글로리’ 동은이의 베스트 대사는 무엇인가요? 

A : 김은숙 작가님은 상당히 시적으로 글을 쓰시고, 기억에 남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아, 이 질문에 답변하기는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만큼 어려운데요. 그 중에서 꼽으라면, “바둑은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 당하며 서로를 발가벗겨.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땐 그저 바둑인 거지.”동은이가 왜 바둑을 좋아하는지 독백하는 장면이죠. 바둑에 감각적이면서도 위험한 요소까지 불어넣는 연기를 인상 깊게 봤어요.

D : 더빙 작업, 참 디테일한데요. 제작 과정에 있어 대략 어느 정도의 팀이 함께하나요?

A : 제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소수지만, 더빙 작업에는 작은 마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글로리'의 경우, 넷플릭스 타이틀 매니저와 영어 프로덕션 매니저가 프로젝트 전반을 이끌었어요. 더불어 번역 팀도 있고, 캐스팅과 대본 각색 및 크리에이티브 지도를 담당한 제작 회사도 있고요. 한국 배우분들 만큼 큰 규모의 성우들과 오디오 엔지니어링 팀, 이글루 뮤직의 에디터 및 믹서와 QC 팀까지 다양한 인력이 투입됐어요. 

D : 주로 성우로 활동하고 계신가요?

A : 전 항상 영화 제작 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이 궁금했고요. 연기를 통해 심리와 감정적 표현을 탐구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학업에 중점을 둔 가족들이 실망하는 게 두려워서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국 유학 중에 일종의 깨달음을 얻었죠. 열정을 느끼는 일에 도전해서 실패하는 것이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고요. 그 후 미국에 돌아와 바로 연기 수업에 등록하고 여러 프로젝트에 지원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5년 후 애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로 오게 됐습니다. 

D : 아리아송씨의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A :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욕심이 있는 편인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최대한 많은 분야를 경험하고 싶어요. 드라마와 영화에 초점을 두고는 있지만, 비디오 게임 모션 캡처(video game mocap)나, 뮤지컬에서 노래하거나 연극도 해보고, 마블 영화나 여성 버전 존 윅(John Wick)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도 언젠가는 일해보고 싶고요.

D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 가장 먼저, <더 글로리> 시청자분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깊이 감사드려요. 일반적으로 더빙 과정이나 비하인드는 잘 회자되지 않는 편인데, “연진-아!”와 같이 작은 부분이 한국 시청자분들에게 주목받게 되어 정말 감사해요. 넷플릭스 더빙 팀 전체가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 캐스팅부터 전반적인 검수 과정까지 정성을 다했는데,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동은이의 말을 빌려 팬 분들, 창작자분들, 또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전해봅니다. “멋지다, 브라보!”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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