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송수민기자] 걸그룹이 '누드'를 선보인다면? 흔히 외설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여기에 레전드 섹시 심볼 마릴린 먼로를 콘셉트로 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이 선보이는 '누드'는, 반전이다. 섹시가 아닌, 본연의 '나'를 표현했다는 것. 걸그룹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보기좋게 깼다.
(여자)아이들은 역시, 독보적인 걸그룹이었다. 이번에도 리더 전소연의 기획 하에 신선한 콘셉트와 음악을 준비했다. '사랑'에 대한 아이들만의 해석을 전한다.
(여자)아이들이 17일 오후 미니 5집 '아이 러브'(I love) 발매 기념 ‘엑스-러브-쇼’를 진행했다. 토크쇼 형식으로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먼저 (여자)아이들은 “월드투어를 마치고 컴백하게 됐다”며 “투어 가기 전부터 앨범을 만들고 갔다.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약 7개월 만의 컴백이다. (여자)아이들은 지난 3월 첫 번째 정규앨범 '아이 네버 다이’(I NEVER DIE)를 발매했다.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타이틀곡 '톰보이'(TOMBOY)는 음악방송 8관왕을 차지했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다. 해외에서도 뜨거운 돌풍을 일으켰다.
기세를 몰아, '아이 러브'는 커리어 하이다. 선주문 물량만 70만 장이라는 자체 신기록을 경신했다. 컴백 전부터 또 한 번의 신드롬을 기대하게 했다.
부담은 없을까. 소연은 "솔직히 늘 부담이 된다. 이번에도 좋은 부담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 재밌을까 집중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아이 러브'는 당당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을 바에는, 나의 모습으로 미움 받겠다"는 솔직 당당한 고백이다.
콘셉트는 총 3가지다. '액트'(Act)로는 사랑이란 감정의 양면성을 표현했다. '본'(Born)은 마릴린 먼로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엑스-파일'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티스트의 뒷면을 그린다.
소연은 "여러 가지 사랑과 감정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진짜 사랑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마지막에 찾은 진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미연 역시 “사랑의 대상이 많다. 우리는 모든 사랑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아이 러브’ 다음에 목적어를 쓰지 않았다. 듣는 분들이 대입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보에는 총 6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누드’(Nxde)를 포함해 ‘러브’(LOVE), ‘체인지’(Change), ‘리셋’(Reset), ‘조각품’, ‘다크’(DARK) 등 다채로운 곡들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누드’는 꾸며지지 않은 본모습을 누드라는 단어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단어에 대한 외설스러운 시선을 대범하게 비꼬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소연은 “누드가 외설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는 누드라는 말이 벗겨진 것이 아닌, 그대로의 나라고 생각했다. 나의 진짜 모습을 입은 나, 그게 누드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의 금발 변신이 눈에 띈다. 마릴린 먼로를 오마주한 것. 소연은 "마릴린 먼로는 활동 당시 금발 백치 미녀에 섹스 심볼로 소비됐다. 시대별로 겉모습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제로 마릴린 먼로는 똑똑했다. 오히려 철학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인물이었다고 하더라"며 "겉모습과 이미지만 보고 생각하지 못했던 면을 다루려 했다"고 강조했다.
(여자)아이들에 대한 선입견과도 연결시켰다. 미연은 "저도 보이는 이미지와 다르단 말을 많이 듣는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편견은 대부분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도 결이 같다. 멤버들이 '쇼걸'로 변신한다. 민니는 "쇼걸의 양면성을 표현해봤다"며 "무대 위에서 대중이 원하는 (내가 아닌) 모습을 보이는 식"이라고 전했다.
뮤비는 한 편의 뮤지컬 같았다. 비주얼과 퍼포먼스 모두 감각적이었다. 멤버들은 "4분을 디테일하게 한 장면 한 장면 봐달라"며 "다 캐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목표는 무엇일까. 우기는 "사실 앨범을 낼 때마다 정확한 목표는 없다.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앨범에는 사랑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소연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라 반응이 기대된다. 네버랜드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