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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그러나 보편적인"...'미나리', 세상 모두의 공감

[Dispatch=박혜진기자] "미나리는, 세상 모든 부모를 향한 러브레터" (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오프닝. 웅장한 스트링 선율이 울려퍼진다. 카메라는 광활한 평야를 따라간다. 햇볕이 내리 쬐는,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은 곳으로 향한다.

제이콥(스티븐 연 분)과 모니카(한예리 분) 가족은 미국 아칸소에 이삿짐을 내린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한 건 좁은 트레일러. 여기서 제이콥 가족의 여정이 시작된다. 

'미나리'의 힘은, 공감이다. 한 (이민) 가정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또 먹먹하게 그린다. 가족이 있다면, 누구나 빠져들 수 있다.

'미나리' 측이 26일 오전 화상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정이삭 감독, 배우 윤여정,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이 함께 '미나리'의 비하인드를 풀었다.

◆ "미나리, 그 생명력은 한국적이다"

제목 '미나리'는 한국인들에겐 익숙한 채소다. 어디서든 잘 자란다. 정 감독은 "미나리는 가족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질긴 생명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영화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국 아칸소의 작은 농장에서 자라났다.  

스티븐 연이 제작자로 나섰다. 그는 "미국에서 일하는 한인 배우로서, 그동안 소수 인종을 다루는 대본을 많이 받아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대본들은) 주로 백인 관객에게 그 인종의 문화를 설명하는 듯한 내용이었다"며 "이와 달리 '미나리'는 정말 가족에 대한 스토리였다"고 밝혔다.

영화의 시선에 공감했다는 것. "진실한 이야기에 끌렸다"며 "제작자로서 영화에 목소리를 내고, 의도한 부분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참여했다"고 전했다.

◆ "스티븐 연과 한예리, 최고의 호흡"

스티븐 연은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출연한다. 아빠 '제이콥' 역을 맡았다. 어깨에 가족의 생계라는 무거운 짐을 진 아버지를 그려냈다.

스티븐 연도 제이콥과 공감대가 있다. 제이콥처럼 한국에서 태어났고,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미나리'에 잘 스며들 수 있었다.

그는 "연기하면서 제이콥이 내 아버지란 생각이 들었다"며 "제이콥이라는 그 자체에, 제가 공감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스티븐 연은 한국어가 서툴다. 한국의 아버지를 표현하기 위해 유창한 한국어가 필요했다.

윤여정, 한예리 등이 도움이 됐다. 한예리는 "스티븐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배우가 매우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한예리는 엄마 '모니카'를 연기했다. 현실적인 엄마의 모습을 표현했다. 모니카는 희망에 부푼 남편을 걱정하면서도 다독인다. 최선을 다해 가족을 이끈다.

둘은 극 중 갈등을 겪는다. 부부의 복합적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스티븐 연은 "서로 '좋은 다름'이 있었다"며 "서로의 생각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예리도 "서로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스티븐 연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며 "제가 느낀 만큼 리액션하면 됐다"고 전했다.

◆ "윤여정 표 순자는, 보편적 K-할머니"

윤여정은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한국의 여느 '그랜마'를 대변한다. 희극적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제이콥 가족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인물이다.

순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한국서부터 미나리 씨앗, 한약, 고춧가루를 한 아름 안고 온다. 손자가 받아온 오줌물을 마시고도 "재밌었다"고 한다.

윤여정은 "순자는 감독님과 같이 만든 캐릭터"라며 "어떤 감독은 '이렇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배우를 가둔다. 한데 정 감독은 내게 자유를 줬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윤여정이 경험했던 한국적인 할머니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일례로, 순자가 손자에게 먹기 좋게 밤을 씹어서 주는 장면. 윤여정의 애드리브였다.

침대 신도 마찬가지. 순자는 데이빗과 달리 바닥에서 잔다. "한국 할머니들은 대부분 바닥에서 잔다. 또한 아프고 귀한 손자와 같이 자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윤여정은 "정 감독은 제 얘기를 듣고 의견을 존중해서 금방 세트를 바꿨다"고 미소 지었다. 정 감독의 유연함 덕분에 스토리가 풍부해졌다는 것.

◆ "배우들의 앙상블이, 미나리를 완성했다"

'미나리'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극을 이끌지는 않는다. 그보다 각 인물의 심리와 관계가 포인트인 영화. 무엇보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했다.

배우들은 촬영 기간 내내 미국 오클라호마 털사 지역에서 합숙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자유롭게 모였다. 영화에 대해 연구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는 대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 감독이 처음 쓴 대본은 대부분 문어체. 배우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나갔다.

한예리는 "한 집에서 모여 밥을 먹고 시나리오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다"며 "대본은 문어체에서 구어체로 바꿨다. 그렇게 더 깊이 있게 시나리오에 다가갔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다 같이 작품에 헌신하면서 노력했다"며 "모두가 합심해서 위대한 걸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으로 작업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여서 가능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배우들이 너무 훌륭했다.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줬다. 열린 마음으로 대해줬다. 표정들만 봐도 인간애가 느껴지는 섬세한 연기였다"고 칭찬했다.

◆ "미나리, 세상 모든 부모를 향한 러브레터"

영화는 곳곳에 한국 정서를 녹였다. TV 속에서는 1980년대 가수 은희의 '사랑해'가 흘러나온다. 바가지, 카펫, 커튼 등도 그 시절 한국을 고스란히 옮겨놨다. 

정 감독은 "이용옥 미술감독님께서 당시 디테일한 부분을 잘 살려주셨다. 그 당시 갖고 있던 기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배우들이 그 시대의 감정과 정서를 잘 표현해줬다"며 "모든 분야의 아티스트가 함께해낸 하나의 작품이다"고 칭찬했다.

이들에게 '미나리'는 어떤 의미일까. 정 감독은 "나의 부모님의 강인함에 경의를 표하고, 딸에게 선물이 될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배우들에게도 '미나리'는 가족을 이해하는 통로가 됐다. 스티븐 연은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 세대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아버지를 볼 때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다. 언어적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영화를 본 후에는 아버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예리는 "연기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마음들이 많이 생겼다"며 "저희 세대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좀 더 부모님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점들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세계가 주목한, 공감의 힘"

'미나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다. 골든 글로브에서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전 세계 영화제 및 비평가협회에선 무려 74관왕을 차지했다.

윤여정의 클래스도 입증했다. 미국 영화협회, 다수 시상식 등에서 윤여정의 이름이 호명됐다. 26개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정 감독은 "신기하고 놀랍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네의 보편적인 인간들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에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결은 바로 공감이라는 것. "국적은 스토리에 있어 제한이 될 수 없다"며 "미나리 속 가족들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관객이 공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실감을 못 하고 있다"고 얼떨떨해 했다. "이런 경험이 없어서 '나라가 넓어 상이 많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미나리는 식탁에 비유하고 싶다"며 "식탁은 항상 열려 있다. 관객들이 언제든, 누구든, 와서 맛있게 식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대본에 아무런 조미료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굉장히 담백하고 순수한 맛인데 건강하다. 그러니 드셔보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미나리'는 다음 달 3일 국내 개봉한다.

<사진제공=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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