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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동안, 똑바로 살았습니다"…노형욱, 아무도 몰랐던 20년

[Dispatch=구민지기자] MBC-TV '육남매'. 지난 1998년 무려 100부작을 방송했던 인기 드라마다. 홀어머니가 육남매를 기르는 스토리. 아역들까지 화제를 모았다. 

↑ 바로 이 소년이, 4년 뒤…. 

SBS-TV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2002년)로 컴백했다. 노주현의 아들 '노형욱' 역을 소화하며, 전 국민을 웃음짓게 했다.

그 때만 해도, 탄탄대로일 줄만 알았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CF 요청이 줄지었다. 

그러나, 아역과 성인 연기자 사이 벽에 가로막혔다. 작품을 이어가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점차, 대중은 그를 잊어갔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도전한다. 이번에는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춘다. 

22년차 배우, 노형욱의 이야기다.

◆ "어쩌다, 어른이 됐다" 

시작은 순탄했다. 노형욱은 지난 1996년 배용준과 함께 전자제품 CF를 촬영했다. 그 후에도 각종 식품과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누구보다 주목받는 아역배우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그 사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단역과 조연을 오갔다.

핫한 작품들에도 얼굴을 비췄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별에서 온 그대'에도, '로드 넘버원'에도 출연했다. 물론, 주변 반응은? "네가 거기 나왔었다고?"

노형욱은 "당시에는 활동 중인 또래 연기자들과 비교하게 되더라. 당연히 속상한 마음이 컸다. '나는 왜 이렇지?' 라는 생각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 "공백기, 그리고 생활고"  

그도 그럴 게, 긴 공백기가 있었다. 오랜 기간 배우가 아닌 아들로서 역할을 다해야 했다. 자연히, 꿈과는 점점 멀어졌다. 

"아버지가 2011년 지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도 많이 편찮으셨죠. 간병인 쓸 여유가 없어, 제가 간호를 도맡아 했어요. 또래 배우들이 꾸준히 노력하는 동안, 전 그렇지 못했던 거죠."

현실은, 더 가혹해졌다. 설상가상 어머니마저 떠나보내야 했다. 노형욱은 홀로 남겨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생활고가 동시에 찾아왔다. 

그는 "경제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가 안 돼 있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조차 아예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아역 배우는, 생계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연기 활동은 잠시 접어야 했다. 

◆ "연기자 아닌, 직장인 노형욱"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대학교 조교, 연기 개인 과외, 회사 입사, 학원 강사…. 물불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일일 아르바이트에도 뛰어들었다. 건설 현장 일용직이 바로 그것. 처음 하는 일이기에 허리 부상을 입었다. 그 후에는 몇 달 간 택배 상하차 일을 했다. 

가슴 아픈 일도 겪었다. 일례로 노형욱이 직장인으로서 인쇄소에 입사했을 때. 각종 대본을 양식에 맞춰 책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배달 역시 그의 몫. 방송국과 제작사를 직접 찾아가야 했다. 대본을 받아보던 입장에서, 대본을 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누가 알아보지 못하길 바라며 간 적도 있어요. 절 알아본 사람들은 '작품 연습하는 거냐?' 고 묻기도 했죠. 로비에서 배우들을 만나면 인사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 했어요." 

지인들과 일상을 나누는 일도 힘들어졌다. "주변에서 '뭐 하고 지내냐'고 물을 때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었다. '그냥 뭐' 이런 식으로 얼버무렸다"고 털어놓았다. 

◆ "돌고 돌아, 다시 연기"

이상하게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순간 기회가 찾아왔다. 한 드라마 제작자에게 대본을 배달하러 갔던 때다. 그게 인연이 돼 드라마 '달콤한 원수'에 캐스팅됐다. 

"그 때 촬영하면서 확실히 느꼈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가, 제겐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요. 계속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결국 정답은 연기였다. 그러고보니 인쇄소 재직 시절에도 대본을 내려놓질 못했다. 자연스레 대본을 탐독했다. 자신이 그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상상도 펼쳤다.  

"인쇄소 때는 대본을 진짜 많이 읽었어요. 1~2회만 보고 뒷 내용을 추리하는 게 취미가 됐죠. 복선을 유추하며 장면의 필요성을 자연스레 배우게 됐고요."

학원 강사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를 가르칠 땐, 연기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며 "그 시절 역시 자양분이 된 것 같다"고 떠올렸다. 

같은 대본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대사에서 나오는 분위기, 다양한 신이 있어야 하는 이유 등이요." 

◆ "연기가, 날 똑바로 살게 했다" 

그래서 다시, 연기에 뛰어들었다. 마음 가짐도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다. 인생의 시련들은, 돌이켜보니 시련이 아니었다.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배우들이 흔히 하는 작업이 바운더리(영역) 넓히기인데요. 저는 이제 막 바구니에 주워 담고 있는 단계 같아요. 계속 채워가는 과정이랄까요?"

그 열정을 '바람과 구름과 비'에 담았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주연은 아니다. 맛깔나는 감초로 등장한다. 주막의 주모 동생 '팽구철' 역이다. 

"역할이 작다고요? 배역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냥, 제가 연기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다른 배우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즐겁죠."

지금, 노형욱은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모든 순간들이 감사하다고 말한다. 다시 한 번, 배우의 꿈을 위해 달린다. 

"큰 바람은 없어요. 시청자 분들이 '노형욱이라는 사람이 여전히 배우 활동을 하고 있구나' 정도만 알아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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