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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글', 투어상품 실체 확인…현지 측 "돈만 주면 OK"

 

[Dispatch=김미겸·최인경기자] 정글의 법칙 '바누아투' 편. '병만족'은 극도의 긴장 상태다. 그들의 행선지는 야수르 화산. 김병만은 자신의 발자국으로 길을 만들며 동료를 이끌었다. 그리고 언제 낙석이 떨어질지 모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병만족'의 주장대로, 야수르 화산은 등반로 조차 없는 미지의 곳일까.

 

'디스패치'는 11일 오전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있는 한 여행사 관계자와 통화에 성공했다. 그들은 야수르 화산, 밀레니엄 동굴, 블루홀 등의 투어상품을 현지에서 팔고 있는 로컬 에이전트였다.

 

"투어 가이드가 안전할 때를 말해줄 겁니다.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요. 만약 낙석이 떨어지면, 잠시 기다리면 됩니다. 촬영 장비는 걱정 안해도 됩니다. 현지 가이드가 카메라를 정상까지 운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Tour guides will tell you when it's safe to go. No one has been hurt. If there are falling rocks, you will have to wait. Four wheel drives can go up to the Mount Yasur volcano and then you will have tour guides who will carry the camera for you at the top. The cars belong to the tour guide."

 

물론 SBS-TV '정글의 법칙' 팀이 이 여행사를 이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방송과 달리, 야수르 화산은 병만족이 길을 만들어 가야하는 오지는 아니라는 사실. 1인당 4만 5,000바투(약 50만원)에 판매되는 투어 상품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정글의 법칙'이 진정성 논란을 겪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정글' 역시 또 하나의 세트에 불과하다는 것. 비록 병만족의 하루는 진짜일지 모르나, 그것을 설명하는 방송의 태도는 '과장'과 '확대'를 넘나들고 있었다. 

 

병만족이 찾아간 대표적인 '정글' 3곳을 집중 분석했다. 구글 등 해외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현지 부족과 접촉 가능한 에이전트와 인터뷰도 시도했다. 일부 코스는, 정글의 법칙이 아닌 투어의 답습에 가까웠다.

 

 

◆ '정글'은 정말 '오지'를 방문했을까?

 

정글이 법칙이 오지로 간 까닭은 '성찰'이다. ▶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환경, ▶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원시부족을 찾아, 그들의 자연과 삶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겠다는 의도를 품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나미비아, 파푸아뉴기니, 바누아투, 시베리아, 아마존 등이다.  악어섬(나미비아)을 찾았고, 야수르 화산, 밀레니엄 동굴(바누아투)을 탐험했고, 나포강과 아마존 밀림(에콰도르) 등을 경험했다.

 

문명에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부족도 만났다. 나미비아에서는 힘바족, 파푸아뉴기니에서 코로와이족과 생활했다. 시베리아에서 네네츠족을 알게 됐고, 바누아투에서 말말족, 아마존에서 와오라니족 등과 어울렸다.

 

하지만 '디스패치' 취재 결과, '정글'팀이 방문했던 여섯 곳은 모두'관광상품'으로 접할 수 있는 장소였다. 외부와 접촉이 없고, 문명과 거리가 멀다고 했지만 '그곳'과 '그들'은 누구나 체험가능 한 투어상품 중 일부였다.

 

단적인 예로, '구글'에서 'waorani tribe'(와오라니 부족)를 검색하면 수많은 관련 페이지가 서핑된다. 지역 관광사가 운영하는 여행상품, 해당 부족이 관리하는 페이스북, 실제 경험한 후기 및 사진, 영상 등이 10페이지 이상 나온다.

 

게다가 몇몇 여행회사에 견적을 문의하면, '병만족'이 경험했던 코스와 거의 유사한 스케줄을 받아볼 수 있다. 야수르 화산도, 블루홀 호수도 갈 수 있고, 힘바족, 네네츠족, 와오라니족과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 '정글' 패키지, 관광 상품으로는 얼마?

 

'디스패치'는 병만족이 찾았던 지역 중 바누아투(말말족), 아마존(와오라니족), 시베리아 등을 집중취재했다. 그 중 아마존 에콰도르 지역 에이전시 'A',  바누아투에 있는 현지 여행사 'B'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에 성공했다.

 

이들 모두 정글 체험 및 원주민 알선에 적극적이었다.우선 A사가 내놓은 여행상품은 병만족의 아마존 탐험 코스와 거의 일치했다. 아마존강 건너기, 피라니아, 아마존 메기 낚시, 멧돼지 사냥, 전통 혼례 참여 등이 그렇다.

 

B사의 경우 5일~7일 코스를 통해 이같은 체험을 모두 제공한다. 7일 코스 기준으로 2인 그룹에 1인당 800달러, 3인 그룹에 1인당 735달러, 4인 그룹에 1인당 680달러, 5인 그룹에 1인당 630달러 등의 돈을 받는다.

 

전통 행사 연출 또한 가능하다. A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까지 연출할 수 있을지는 와오라니 족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개인당 600달러를 내면 최대 16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관심있다면 와오라니 족과 연결해 주겠다"고 부추겼다. 

 

바누아투 탐험은 'B'사를 통하면 병만족과 비슷한 코스를 밟을 수 있다. B사가 자랑하는 상품은 야수르 화산, 가오리 섬, 블루홀 호수, 밀레니엄 동굴, 대협곡 체험. 1인당 3,620달러에 블루홀 호수 수영, 밀레니엄 동굴 통과가 가능하다. 4,120달러를 내면 야수르 화산도 볼 수 있다.

 

현지 에이전트는 "말말족 주거지에서 잘 수 있도록 주선해줄 수 있다"며 "멧돼지 사냥, 약초 채집 등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만일 전통 혼례, 성인식 등을 보려면 1인당 100달러 이상 지불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툰드라 지역 역시 관광 상품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현지에 있는 'C' 여행사는 네네츠족, 순록 부족과의 만남, 순록 생고기, 생피 섭취, 썰매로 북극해 탐험 등을 지원한다. 약 10일간 네네츠 족과 함께 거주하는 프로그램으로 최소 비용은 16만 루블(580만 원) 이상이다.

 

 

 

◆ 드러난 과대연출, 진정성 위협하는 것?

 

물론 '병만족'이 험난한 여정을 거친 것은 사실이다. 야수르 화산에 직접 올랐고, 피라니아 사냥도 했다. 콩가개미의 습격도 받았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마찬가지. 박솔미는 악어를 다듬었고, 이태곤은 순록의 피를 마셨다.

 

문제는 제작진의 진정성에 있다. '정법'을 담당하는 이지원 PD는 논란 이후 "알려지지 않은 부족은 없다"면서 "문명을 알고 있지만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분들을 만나기 위해 애썼다. 관광상품처럼 들어가지 않고 우리만의 생존 루트를 통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이 PD의 변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는 힘들다. 우선 자막을 보면 '과장'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 PD는 와오라니족에 대해 '깊은 정글 속 베일에 싸인 와오라니 부족마을', '동족간 살인도 서슴치 않는 부족'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결혼식을 올린 '페드로'는 야스니 국립공원의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었다. 이미 아들까지 있는 유부남으로, 수많은 방송팀을 자신의 부족으로 안내했다. 이는 그가 일하는 국립공원 홈페이지 갤러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누아투'에 살고 있는 말말족 편도 마찬가지. '말말족'은 병만족에게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이 왔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그들 마을 역시 투어코스 중 하나로, '금액'이 문제일 뿐, 미지의 부족은 아니었다.

 

과장 연출도 논란 중 하나다. 병만족은 화산의 낙석을 보며 "저 돌은 진짜 위험하다"며 경악했다. 그러나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노 프라블롬'. 바누아투 에이전트는 "지금껏 누구도 낙석에 맞아 다친 적은 없다. 가이드가 안전하게 알려줄 것이다"고 호언장담했다.

 


◆ 책임의식 부재, 최대 피해자는 시청자

 

'정글의 법칙'이 사랑을 받은 이유, 리얼리티에 있다. 문명이 차단된 오지, 원시부족과 함께 만든 미션의 생생함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튜디오에서 입담을 풀어내는 '앉은뱅이' 예능과 차원이 달랐다는 평가다. 

 

SBS는 조작논란이 일자 "현실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부족과 접촉했다. 관광객이 다니지 않는 험난한 코스를 이용했다. 진정성에 부끄럼이 없다. 근거 없는 비난은 삼가 해달라"며 공식입장을 냈다.

 

하지만 무엇이 정글의 뿌리를 흔들었을까. 시청자는 오지를 체험한 병만족의 노력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그들의 고생을 외면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제작진이 말하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다. 리얼로 포장하는 과정에서 일삼은 확대와 과장, 왜곡을 질타하는 것이다.

 

실제로 에콰도르나 바누아투 지역의 현지 에이전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많은 촬영팀을 상대했다. 방송을 조율한 경험이 많다"면서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견적을 뽑아주겠다. 메일로 자세한 계획을 보내라"고 답했다.

 

이는 방송에서 묘사한  ▶ '깊은 정글 속 베일에 싸인 와오라니 부족', ▶ '앞을 알 수 없는 밀레니엄 동굴', ▶ '한칸 한칸 전력도전한 대나무 사다리'라는 자막과 배치된다. 물론 '정글'의 코스가 패키지 상품과 다르다고 말하지만, 궁색할 뿐이다.  

 

리얼리티는 자막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금껏 진정성으로 포장했다면, 이제는 진정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다면, 결국 피해자는 '병만족'이 아니라 '시청자'다.

 

<사진출처=SBS 방송화면, 해외 여행사 사이트, 아마존 국립공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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