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강내리기자] 드라마 '궁'으로 스타덤에 올라섰고 '마왕'으로 배우 입지를 다졌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으로 충무로에 도전했고, '키친'으로 스크린에서 매력을 발산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였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주지훈의 시계는 멈췄다.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고, 결국 모든 것은 올스톱됐다. 자신을 반성하며 군입대를 자청했고, 그렇게 주지훈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췄다.
3년 뒤, 2012년 주지훈이 돌아왔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시작해 SBS-TV '다섯손가락'으로 대중 앞에 섰다. 드라마 성적은 아쉬웠지만 연기 복귀로는 성공적이었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대중 눈에는 멈춰져 있던 지난 3년. 보이진 않았지만 주지훈은 조용히 성장중이었다.

◆ "다손, 힘들었지만 결과는 만족"
주지훈은 지난 4개월 동안 '다섯손가락' 유지호로 살았다. 상처를 입고 복수를 하고 또 상처를 입는 처절한 인물이었다. 매회 격정적인 장면이 쏟아졌고 감정 연기를 토해 내야했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큰 드라마였다.
"힘든 작업이었어요. 감정의 폭이 넓은 탓에 디테일하게 쪼개지 않으면 같은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심지어 전개도 빨랐으니까요. 한 순간도 정신을 놓을 수 없었죠. 매 순간마다 감정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게 힘들었어요."
그 덕에 주지훈은 보기좋게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다섯손가락'이 남긴 성과 중 하나로 꼽히리 정도였다. 극과 극의 감정 연기를 차분하게 소화해냈다는 평. 비록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만하면 브라운관 복귀를 잘 치른 셈이다.
주지훈 역시 만족해하는 눈치다. 그는 "솔직히 흥행 부분은 아쉽다"면서도 "캐릭터로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많아 좋다. 요즘에는 길 가다가 '주지훈이다' 대신 '유지호다' 라는 말을 많이 듣거든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 "3년의 공백기…난 성장했다"
분명 더 깊어진 느낌이다. 연기적으로, 인간적으로. 사실 지난 3년의 시간은 주지훈을 변화시켰다. 한 발 뒤로 물러 나니 주위가 보였고, 또 자신이 보였다. 있었다. 쫓기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니 없던 여유도 생겼다.
"전에는 제 모습을 보여 주는 게 겁났어요. 그러다 이런 소리를 들었죠. 저보고 왜 숨어 다니냐고 하더군요.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라면서요. 그때 생각이 바꼈어요. 작품을 더 많이 하고 그 안에서 제가 보여주도록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갈망은 뮤지컬과 밴드 활동으로 채웠다. 주지훈은 군입대 중 뮤지컬 '생명의 항해(2010)'에 출연했다. 제대 후에는 밴드 '제스터즈'를 결성했다. 표현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무대 열정도 식지 않을 수 있었다.
"모델 출신이라 그런지 무대를 좋아해요. 뮤지컬과 밴드를 한 덕에 좀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겠더라고요. 영화와 공연을 많이 본 것도 도움이 됐어요. 그때 제가 할 수 있었던게 많은 작품을 보는 것 밖에 없었잖아요. 공부하는 마음이었고 즐거웠어요."

◆ "휴식기, 다시 또 채워가는 시간"
앞으로 연기 인생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다작과 거리가 멀었던 그였지만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장르 불문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것. 한층 넓어진 시야로 만들어 낼 필모를 기대할 만 하다.
다소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도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주지훈은 "나이가 들고 경험이 다양해지다보니 공감가는 시나리오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며 "대중들이 내게 갖고 있는 선입견들을 작품으로 바꾸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급작스러운 변화는 꾀하지 않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단다.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면서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시청자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사실 장르 변화가 없으면 비슷한 연기를 하기 마련인데요. 진짜 배우들은 그 안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 내죠. 집중력 차이에요. 그렇다보니 같은 장르라도 매 연기마다 지루하지 않고 다른 캐릭터처럼 보이는거에요. 휴 그랜트나 덴젤 워싱턴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