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악몽일까. 완성도를 높이려다 나온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 뼈아픈 실수다.

24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2회는 내용 전개가 불가능할 정도의 방송사고가 벌어져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당초 예정된 60초 광고가 아니라 수분 간 광고가 이어지는 사태가 반복된 것. 방송사는 광고를 모두 보여준 후에는 '윤식당' '마더' '수요미식회' 등 자사 프로그램의 티저 영상, 예고편 등을 반복 재생하며 시간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한번이 아니었다. 오후 10시 15분께에도 광고가 끝난 후 방송이 재개되지 않고 '윤식당' '마더' 대본리딩 영상이 공개됐고 자막으로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방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곧 2회 방송이 시작될 예정이오니 많은 양해 바랍니다'고 고지했다. 약 6분간 광고 끝에 다시 방송이 재개됐으나 오후 10시 38분께 tvN 은 자막을 통해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종료합니다'고 고지했고 드라마가 끝났다.

광고를 본 건지 드라마를 본 건지 알 수 없었다. 반복, 그리고 장시간 이어진 방송사고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더불어 더 큰 문제는 완성도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화유기'는 복합장르 드라마다. 사극, 현대극, 판타지 등이 혼재되어 있는 드라마. 더불어 소재가 요괴이다보니 다양한 CG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날 방송분은 CG 등 후반작업 자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방송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진선미(오연서 분)가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악귀' 역할을 맡은 단역 배우들의 와이어 라인이 모두 노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미처 CG로 지우지 못한 흔적이었다. 또 액자를 넘어뜨릴 때 쓰는 실, 미처 위에 CG를 입히지 못한 상태의 화면 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그동안 '생방송' 체제로 이뤄지는 한국 드라마 촬영 환경에서 다소 미흡한 완성도의 드라마나 기술적 실수가 발견되는 방송사고는 있었지만, 이처럼 아예 내용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방송사고가 난 적은 없었다. 특히 이처럼 수 차례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한 장면을 내보낸 경우는 없었다. 흔한 수식이지만 '역대급' '최악'의 방송사고라는 표현이 붙을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tvN은 방송 직후 "2화가 후반 작업이 지연돼 방송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습니다"고 입장을 냈다.

이어 제작진은 "요괴라는 특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면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이고자 촬영은 물론 마지막 편집의 디테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실수를 거울 삼아 더욱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고 전했다.

열정이 불러 일으킨 실수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초대형 방송사고다. '화유기' 제작진과 tvN의 내부 시스템에 대한 질타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외부 홍보를 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기본을 다졌어야 했다. 2회 촬영분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 이를 내부적으로 필터링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뼈아픈 사고다. 막 상승세를 타야 할 '화유기'에는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피해는 시청자가 받았다. 1시간이 넘게 시청자들은 뚝뚝 끊기는 드라마를 봐야 했고, 수차례 반복 재생되는 다른 프로그램 예고편을 봐야 했기 때문. '화유기'를 향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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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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