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종현)

'샤이니' 종현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입니다. 그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고 있었습니다. 보여지는 삶을, 또 세상을 끝내 견디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종현은 생전 많은 오해에 시달렸습니다. 그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 혹은 농담이 일일이 비판받았습니다.

슬프게도, 종현은 이를 무시하고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는 네티즌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의 친절함과 섬세함이, 역으로 그를 더 아프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2년 전 일명 '뮤즈' 논란입니다. 당시 그는 라디오 방송에서 '디어 클라우드' 나인과 대화 중이었는데요.

종현은 "여성은 축복받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모든 예술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나인은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남성의 입장에선 그럴 수 있지만, 여성의 입장에선 좀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자로서 무언가를 어필하기 참 어려운 게 음악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 남녀 불평등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거죠.

종현 역시 이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한다", "무슨 의민지 정확히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이 대화는 '여혐'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이 종현에게 '여성혐오자', '여성비하론자' 낙인을 찍은 겁니다. 명백한 확대해석이죠.

이에 종현은 SNS를 통해 해명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도는데도 내가 입을 닫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머니와 누나를 가족으로 둔 한 남자로서, 제가 여성혐오라던지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종현의 해명 일부를 전합니다.

"여성을 창작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창작을 위한 도구로써 쓰이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존재하는 무언가를 예술로 표현할 뿐입니다."

"축복을 받은 존재이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는 말이…, 나보다 아래에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영감의 대상은 상하를 막론하고 존재합니다."

심지어 몇 트위터리안에게는 1:1 대화까지 걸었습니다. 종현과 트윗을 나눈 네티즌은 이 대화를 공개하며 "종현이 종일 여성주의 관련 자료를 찾아 읽고 공부했다"고 전했죠.

당시 종현은 이 트위터리안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자신이 오해를 산 부분이 어떤 부분이었느냐고요. 문제의 '뮤즈' 표현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차분히 펼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멤버들을 뮤즈로 곡을 썼다고 인터뷰한 적도 있어요. 남성도 여성도 뮤즈로서 자리할 수 있죠. 해석의 방향이 달라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종현은 단 하나를 걱정했습니다. 오해와 악플로 상처받은 자신이 아니라…, 모니터 뒤의 그 누군가가 받았을 상처였습니다.

"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던 것"이라며 "앞으로 그러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1년 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합니다. 이번에도 트위터가 온상지였습니다. 이번에는 종현이 성소수자들을 혐오했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갔습니다.

트위터리안들이 문제삼은 내용을 보겠습니다. 종현은 첫 솔로 콘서트에서 한 남성에게 "성향은 존중하지만 전 그쪽이 아니다"는 식으로 농담했습니다.

찰나의 순간이었고, 현장에선 웃음이 가득했죠. 이 순간의 일이 '호모포빅'이 된 것입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왜 성소수자들을 '그쪽'이라 표현하느냐"고 트집잡았습니다.

심지어 5~6년 전 종현의 한 마디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종현이 '그런 취미'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역시, 종현은 상세히 피드백에 나섰습니다. 또 상처입었을(?) 누군가를 위해 해명하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쪽이라는 단어가 어딘가에서 성소수자를 이르는 관용적 표현으로 사용된다면 무지했던 저의 실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도 사과드립니다."

그렇게 종현은 늘 노력했습니다. 사소한 트집에도, 억울한 비난에도, 진지하게 대응했습니다. 대중을 이해하고, 음악으로 위로하려 애썼습니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종현의 영혼은 점점 위축되고 상처받았을 겁니다.

그리고…, 자칭 '페미'라는 워마드 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종현에게 악플을 달고 있습니다. 사망 소식을 조롱하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하고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여성혐오론자로 몰아가고, 저격하고, 상처주는 것이 정말 페미니즘인가요? 마녀사냥으로 여성의 인권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고인이 모든 아픔들을 훌훌 털어버리길 바랍니다. 그가 가는 길이 춥거나 외롭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