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90만원짜리 청소기 구매 후기'를 본 적 있으신가요? 이 네티즌의 정체는 바로 웹툰 '진돌만화'를 연재하는 진돌 작가였습니다.

이에 대해 진돌 작가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화제의 후기 캡처를 업로드했습니다. "이거 접니다. 제가 쓴 거에요"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제가 이걸 보고 얼마나 인생이 허망하게 느껴졌는지 가늠하실 수 없을 겁니다"며 "진돌만화를 2년 가까이 연재하면서 페이스북 따봉(좋아요)을 1,000개 이상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알고보니 이 후기는 정말 단순한 마음으로 썼다고 합니다. 진돌 작가는 "몇 달 전에 다X슨 청소기 새로 사고, 프리미엄 리뷰 쓰면 적립금 몇백 원 더 준대서 그냥 맘 내키는 대로 막 쓴 것이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 화제가 됐고, 타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으로 퍼져나간 거죠. 진돌 작가는 "내가 여태껏 진돌만화로 받은 따봉(좋아요)보다 수만 개 더 많은 걸 받고 정말 충격먹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제의 청소기 구매 후기 원본을 보시죠.

"90만원짜리 청소기를 사다니 미친 거 아냐?"

네 맞습니다. 이 청소기는 미쳤습니다. 맨날 2~3만원 짜리 청소기를 쓰다가 V8을 샀더니 신세계입니다. 그냥 신세계도 아니고 신세계 본점 수준입니다.

가볍고 유려하며 방아쇠를 당기는 모션으로 작동되는 이 청소기는 십여 년 전 첫 사격장에서 3분 전화포상을 위해 만 발을 노리고 쏘는 그 때의 그 긴장감을 재현하는 듯 합니다.

V8 청소기를 붙잡고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격발을 누르면 졸라 짱쎈 청소기의 시끄러울 정도의 우렁찬 모터음이 나올 것 같지만 아닙니다.

마치 옆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는 듯이 '웨옹~' 하는 소리가 전부입니다. 조용합니다. 도대체 이 정숙함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의문입니다.

정숙하면서도 제 할 일을 다 하는 이 청소기는 마치 예의범절 바른 김판서댁 종갓집 셋째 아들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한 번도 V8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V8을 쓴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매드맥스 워보이들도 존경심을 담아 V8을 외칩니다. 오늘 저도 V8과 함께 발할라로 떠납니다.

V8! V8!! V8!!!

<사진출처=웹툰작가 '진돌'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