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피실험자에게 커피 300잔 분량의 카페인을 먹여 중태에 빠트린 영국의 한 대학이 5억원이 넘는 벌금을 물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뉴캐슬 형사 법원은 카페인 섭취가 운동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에 참가한 학생 2명에게 치사량이 넘는 카페인을 먹여 중태에 빠뜨린 노섬브리아대에 벌금 40만 파운드(5억9천만 원)를 선고했다.

이 대학 스포츠과학학과 소속인 알렉스 로세토, 루크 파킨은 지난 2015년 3월 이 대학 생명과학부가 카페인이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실험을 진행하던 연구원들의 실수로 당초 예정된 카페인 0.3g 대신 이의 100배에 달하는 30g을 오렌지주스를 통해 섭취했다.

결국 이들은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겼고, 심한 어지럼증 등 부작용을 겪다 투석을 위해 중환자실에 실려갔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체력을 회복했지만 로세토는 단기 기억상실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사 측은 "실험을 진행한 연구원들이 충분히 숙련되지 않았고, 심지어 이들은 스스로 실험을 해 본 적이 없었다"며 "대학은 연구원들이 실험 진행절차를 숙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페인 18g을 섭취하고 사망한 사례를 들며 카페인 과다복용이 "학생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도 지난 공판에서 보건 및 안전규정의 위반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대학 측 변호인 피터 스미스는 "깊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대학이 학생과 직원들의 복지를 아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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