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수감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78) 전 페루 대통령이 신병치료를 이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라레프블리카 등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뇌 검진과 오른쪽 어깨 통증에 대한 치료 등을 받기 위해 최근 교도소에서 수도 리마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1990∼2000년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모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됐다. 2009년에 반(反)인권 범죄와 횡령 등이 인정돼 25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뇌허혈(뇌에 공급하는 혈액량이 감소해 뇌 조직이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 증상에 대한 진찰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오른쪽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데다 혈종(내출혈로 혈액이 한곳으로 모여 혹과 같이 된 것)이 팔꿈치 쪽으로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최근 수년간 고혈압 등의 건강 문제로 수차례 병원을 드나들었다.

그의 큰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올해 두 번째로 대선에 도전했으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대선 운동 기간에 쿠친스키를 비롯한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게이코 후보가 당선되면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등 독재가 부활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반후지모리 정서를 자극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당선 이후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후지모리 전 대통령처럼 건강이 악화한 고령의 수감자들이 가택연금을 통해 형기를 마치는 법안이 입법된다면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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