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휠이 장착된 뺑소니차량 [순천경찰서 제공=연합뉴스]

(순천=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어, 전에도 본 자동차인데?"

지난 22일 뺑소니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남 순천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최규석(45·경위) 형사는 범인이 현장에 버려두고 간 차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검정 차체에 녹색 휠을 장착한 사고 차량은 어디선가 본 것처럼 낯이 익었다.

차량 정비사 김모(23)씨가 순천시 대룡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옵티마 승용차로 잇달아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것은 지난 22일 오후 4시 30분께.

앞 쪽에서 좌회전을 시도하는 차량과 충돌한 김씨는 차가 튕겨 나가며 맞은 편에서 오던 다른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

뺑소니 사고 현장 [순천경찰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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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크게 부상한 사람은 없었지만, 김씨는 피해자들이 사고로 당황한 틈을 타 차를 버려둔 채 도망쳤다.

차량 명의이전도 하지 않은 데다가 의무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이른바 '대포차'를 운전했기 때문이다.

최 형사는 기억을 더듬어 두세 달 전 다른 사고 처리를 위해 들렀던 순천의 한 카센터에서 녹색 휠이 장착된 차량이 주차돼 있던 것을 기억해내고 카센터를 찾아갔다.

김씨는 "형사가 찾아와 이것저것 묻고 가더라"는 지인의 말을 전해 듣고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꼈고 결국 사고 3시간 30분만인 오후 8시께 순천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과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최 형사는 "검정 차체와 녹색 휠이 부자연스러워 기억에 남았다" 며 "올해 순천에서 발생한 뺑소니사고 70여건의 범인이 전원 검거됐다. 수사기법 발달로 대부분 검거되고 있으므로 사고현장에서 도망가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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