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현혜란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겨냥, "새누리당을 향해 대통령 탄핵에 야당 하수인이 돼달라는 것이냐"면서 "이는 한마디로 배신자가 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가 전날 광주 5·18 민주광장 연설에서 '탄핵 표를 위해 (새누리당에) 구걸하거나 서두르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자기들이 하자는대로 따르라고 하는 얘기 아니냐"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특히 "성경에 나오는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돼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돼달라는 것 아니냐"면서 "소위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야당 대표가 보수세력과 집권여당을 어떻게 보고 감히 이런 얘기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추 대표의 '청와대 식수 공급 중단'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집권하면 피비린내 나는 정치보복이 일어날 것인지 미리 예고하는 것이냐"며 "전쟁터에서 부상한 적도 치료를 해주는데, 야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에게 물도 공급하지 않고 말려 죽이겠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이렇게 어려울 때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할 야당이 국민 앞에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정말 무서운 정치보복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어서 모골이 송연해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추 대표가 전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전 대표를 '부역자'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게 '추미애 대표식 색깔론'으로, 자꾸 색깔론을 조장하고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그렇고, 대한민국 헌정사에 남을 두 번의 탄핵을 주도하는 대단한 업적을 남기는 데 흥분하고, 그것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적어도 공당 대표라고 한다면 용어를 골라서 썼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추 대표도 법률가이고 문재인 전 대표도 법률가"라고 언급한 뒤 "탄핵을 한다고 했으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공표인데 한편으로는 하야 투쟁을 했다"며 "강제로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냐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의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비주류의 박 대통령 탄핵 찬성 서명 움직임에 대해 "정치에서는 민감한 사안일수록 자신들의 정치행위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새누리당의 구성원"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엇이든지 다 먹겠다는 권력에 허기진 사람들처럼 할 게 아니라 냉철하게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서 해야 한다"며 "그걸 추진하는 사람도, 서명하는 사람도, 주장하는 사람도 감정으로 하지 말고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서 하면 서로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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