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질병으로 숨진 아버지 유품을 딸이 정리하던 중 가방 안에서 여성 유골이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7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가방 안에서 백골화된 유골을 발견했다"는 A(37·여) 씨 신고가 112로 접수됐다.

A씨는 지난달 28일 질병으로 숨진 아버지 B(64)씨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아버지 집에 들렀다가 검은 가방 속 쓰레기봉투에 담긴 유골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흙이 묻어있는 유골은 한지와 신문지로 여러 번 쌓인 상태로 봉투에 담겨 있었다.

B씨는 24년 전 아내와 이혼한 후 자녀들과도 연락을 끊고 혼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족들도 구청으로부터 부친 사망소식을 듣고 집을 찾게 됐다.

A씨는 "아버지가 10년 전쯤에 할머니 묘를 파묘(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해 무덤을 파냄)했다는 이야기를 다른 가족들한테 들은 적이 있다"며 유골이 친할머니일 것으로 추측했다.

경찰 검안의는 백골화된 유골이 키 150㎝ 전후의 여성이라는 소견을 냈다. 가족들이 말한 할머니의 체격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아버지가 왜 할머니의 무덤을 다시 파냈는지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부검 영장을 발부받아 8일 유골을 부검할 계획이다.

유골과 유가족의 DNA를 대조하고, 유골에 묻은 토양 성분을 검출해 신원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유골이 A씨 할머니가 맞고, 타살과 관련된 정황이 부검에서 나오지 않으면 이미 20년 전에 사망한 사람이어서 더는 수사는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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