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청소년의 생리용품 문제가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뉴질랜드에서 생리대를 살 수 없어서 학교를 빠지는 학생들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전화번호부 종이와 신문 등을 생리대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생리 기간에 학교를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패퍼토이토이 고등학교의 쿠일러트 교장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 학교에 있는 700여 명의 여학생 중, 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은 매달 사야하는 생리대를 감당할 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쿠일러트 교장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자비로 제자들의 생리대를 사준다고 합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현지 자선 단체 '키즈캔'이 나섰습니다.

지난 5월 정부보조금을 받아, 약 3개월 간 전국 500여개 저소득층 학생 밀집 학교에 생리대 4000개를 공급했는데요.

뉴질랜드에서 생리대 가격은 약 5~15 뉴질랜드 달러(1달 사용 기준, 한화 약 4천원~1만2천원). 면세 품목이 아닙니다.

단체는 대량 구매로, 생리대 1개의 가격을 1 뉴질랜드 달러로 낮췄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절반 가격인 50센트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단체의 소장은 "페퍼토이 고교에서는 생리대를 50센트에 공급하기 시작한 후, 생리대를 찾는 학생이 매일 10~15명이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 지금 도움을 받는 아이들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루이자 월 하원의원은 "중고교 학생들 외에 많은 대학생들도 생리대를 사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뉴질랜드에서 아직까지 금단의 영역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월 의원은 "생리대는 사치품이 아닌 생필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이 문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저소득층의 생리용품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비싼 생리대를 감당할 수 없는 청소년과 여성이 많은 상황인데요.

해외에서도 사회적 담론으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미국 뉴욕시는 모든 공립학교와 노숙자 쉼터, 교도소 등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호주 시드니 역시 공공시설의 생리용품 무료화를 추진 중입니다.

캐나다는 지난해 생리대에 부과하던 세금을 폐지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탐폰세 면제를 결정했습니다.

<사진출처=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