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에 연루된 다국적회사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5년 만에 사과했습니다.

옥시 한국법인장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는 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피해자들과 가족들께 가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을 위해 포괄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프달 대표는 "당국으로부터 1,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중 저희 제품을 사용한 분을 대상으로 보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피해조사를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해당하는 모든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오는 7월까지 구성하겠다. 구체적인 최종안은 피해자들과 협의해 마련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등이 참석했는데요. 일부 피해자 가족은 "사과가 너무 늦었다"며 옥시 대표에게 항의했습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2011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146명(정부 집계)에 달합니다.

정부 조사 결과, 옥시 제품을 쓰고 사망한 사람은 70명(질병 등 피해자 총 177명)입니다.

옥시 등 일부 업체들이 유독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사용해 문제가 됐는데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공식 사과를 했지만, 옥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불매 운동 등이 불거진 후에야 사과에 나섰습니다.

옥시는 제품이 인체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은폐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옥시는 2012년 정부 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원에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동물 실험을 의뢰했는데요.

폐와 간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결과가 나오자, “실험 조건이 일정하지 않다”며 연구 용역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리고 유리한 결과만 제출했습니다.

다음은 옥시 한국법인장의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 피해를 입으신 모든 피해자 분들과 그 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 드립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자사 제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점, 또한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또한 그 동안 저희 회사에 신뢰를 보내주신 소비자 분들, 고객사, 전현직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도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당사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모든 분들의 믿음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사는 크나큰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 분들과 그 가족 분들에 대한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우선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으신 피해자 분들 가운데 저희 제품을 사용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 받으신 다른 분들을 위해서는 저희의 인도적 기금이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보상계획안은 질병관리본부 및 환경부로부터 1, 2등급 판정을 받으신 피해자 분들 가운데 저희 제품을 사용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자 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가 피해조사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어 이에 해당하는 모든 피해자 분들에 대한 보상이 신속히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저희는 모든 피해자 분들을 위한 조속하고 공정한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오는 7월까지 구성하겠습니다.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으신 분들 중 자사 제품을 사용하신 분들께 보상 계획과 지원 내용, 그리고 신청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피해자 분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최종안은 피해자 분들과 협의하여 마련하겠습니다.

여러 회사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다 피해를 입으신 다수의 소비자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관련업계 차원에서 이러한 피해자 분들께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보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다른 제조∙판매사들이 동참해주시기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위의 보상계획안에 더하여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믿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사는 이 분들을 위해 2014년에 출연한 50억 원의 인도적 기금 외에 2016년 4월 20일에 발표한 바와 같이 추가로 출연할 계획인 50억 원 등 모두 100억 원의 기금이 잘 쓰여지도록 피해자 분들과 함께 긴밀히 협의하고자 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저희는 당사와 관련해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 모든 의혹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으며, 옥시레킷벤키저는 그 어떠한 잘못된 행위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당사에는 모든 임직원이 엄격히 준수하여야 할 기업 행동강령이 있습니다. 이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회사 내부적으로도 사실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일 잘못된 행위가 확인된다면 즉각적이고 신속한 시정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겠습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제품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여 어떤 잠재적 문제라도 사전에 인지하고 바로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겠습니다. 당사는 앞으로 대한민국 소비자 여러분의 믿음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희의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완전히 덜어드릴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큰 고통을 겪으신 모든 분들을 위해 이번 사안을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사진출처=채널A,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