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누나들이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한 고등학생이 대학생들에게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주인공은 부산 만덕고등학교 2학년 전지환 군인데요.

전 군은 4·13 총선을 하루 앞두고, 부산대학교 교정에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대자보는 전 군이 직접 작성했는데요.

전 군은 "4월 13일은 대한민국 4년을 좌우하는 날"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국정화 교과서 등을 언급하며 투표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전 군은 "저는 투표를 하고 싶다. 좀 더 나은 세상서 살기 위해 투표를 하고 싶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형님, 누님들이 투표를 하면 국회의원들이 (사회 문제와 청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고교생들이 느끼는 절망감도 토로했는데요. 전 군은 "사람은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에 살 수 없다는 것을 느낄 때 절망한다. 나 역시도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생 형님과 누님들이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한편 투표 대자보를 본 대학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영현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커뮤니티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려면 투표해야 한다는 핵심을 잘 짚었다"라며 "투표할 계획이 없는 학생이 있었다면 이 글을 보고 부끄러웠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음은 전지환 학생의 대자보 전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누님들. 저는 만덕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전지환입니다.

4월13일이 무슨 날인지 다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4년을 좌우하는 날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많은 형 누나들의 삶이 바다 깊은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2015년 12월28일 대한민국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버렸습니다. 게다가 실업률은 역대 최고고, 국정화 교과서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투표를 하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투표를 하고 싶습니다.

형님 누님들께서 투표를 해주시면 형님 누님들뿐만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좋을 것입니다. 형님 누님들께서 취업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형님 누님들이 투표를 많이 하면 국회의원들이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관심가지고 해결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희도 취업 걱정 없이 대학 다닐 수 있겠조?

사람은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 절망한다고 합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게 아닐까요?

저 역시도 제 미래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형님 누님들께서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저희에게 희망을 주십시오. 형님 누님들 꼭 투표해주십시오.

만덕고등학교 2학년 전지환.

<사진출처=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