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을 역으로 속여 돈을 가로챈 일당이 잡혔습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A(24)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모(29)씨 등 3명을 지난 25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씨 등은 2013년 7월부터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대포 통장을 모아 범행을 돕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를 보고 접근한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손을 잡았습니다.

A씨 일당은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사기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 30%를 우리가 갖고, 70%를 중국에 송금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약속한 돈을 보내지 않고, 빼돌렸습니다. 조직에는 "경찰에게 들켰다", "통장 명의자들이 도망갔다"고 속였습니다.

A씨 등이 가로챈 돈은 2년간 약 10억 원(피해자 200여명)에 달합니다. 속인 보이스피싱 조직만 50여 곳.

거래가 끊겨도, 수백 개의 다른 조직이 한국 인출책을 원하기 때문에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습니다.

경찰 측에 따르면, 가로챈 돈은 모두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탕진했습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돈을 보내줬는데, 더 이상 중국에 우리나라 돈 나가는 게 좀 보기 그래서 우리가 가졌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측은 "A씨 등은 인터넷 게임을 하다 만난 사이"라며 "보이스피싱 조직이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점과 계속 인출책을 구하는 점을 악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