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살인사건'의 생존자 양씨(36)로 추정되는 인물이 '궁금한 이야기 Y'의 방송 내용을 반박했다.

양씨로 추정되는 네티즌 'sarah3854'는 10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피해자인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이다.

'공릉동 살인사건'은 지난달 24일 휴가 나온 군인이 예비부부의 집에 침입해 여성을 살해하고, 여성의 예비신랑 양씨가 군인을 죽인 사건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사건 발생 당시 CC(폐쇄회로)TV를 분석했다. 주민이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은 시간은 27분, 군인이 집에 들어간 시간은 28분, 양씨가 나온 시간은 34분이었다.

전문가들은 1분 차이가 알리바이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군인의 손에 칼로 공격할 때 생기는 상처가 없다는 점도 주목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측은 예비부부가 각방을 쓴 점도 석연치 않다고 보도했다. 지나치게 태연한 양 씨의 태도도 지적했다.

'sarah3854'는 '내가 그놈입니다. 공릉동 사건'이라는 글을 통해 "내가 분명 인터뷰 안 한다고 했죠? 왜 그놈이 그런 일을 벌였는 지 이해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들고 오면 인터뷰 해드린다고 했죠? 그런데 그 사이에 카메라를 돌리고 있었네요"라고 밝혔다.

이어 '어지간하면 넘어가려고 했는데 정리를 해줄게요'라는 글을 통해 "보도 태도의 위법성은 일단 제하고, 교묘하고 교활하게 편집된(그리고 데스크의 명확한 의도) 방송 내용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시청자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sarah3854'은 각방에 대해 "내 직업은 글 쓰는 것이다. 그 방(자신이 자던 방)은 작업실이다. 집필할 때 방해 안하려고 걔(여자친구)는 자기 방에 가서 잔다"고 설명했다.

'sarah3854'은 "살면서 처음 한 연애였고, 여자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보험은 나만 들어놨고, 여친은 보험도 없다"며 연인을 죽일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sarah3854'은 방송이 지적한 태도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하고 열흘도 더 지났는데, 말하는 족족 울고 있으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동의하지 않은 녹취를 할 때는 폴리스라인 해제되고 집에 흥건한 피 청소한 날이었다. 슬퍼하든 말든 내 영역이다. 당신네들이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sarah3854'은 방송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자신도 잘 모르는 칼에 찔린 부위와 횟수를 방송에서 어떻게 알고 있냐는 것.

'sarah3854'은 자신의 상처도 바로 잡았다. 방송이 주장한 '3*3cm'가 아니고 '7*7cm' 정도로 이마 부분에 포가 떠졌고, 이마뼈도 조각날 정도였다는 것. 공격이 3cm 안으로 들어왔어도 즉사였다는 주장이다.

'sarah3854'은 "(방송 주장대로라면) 내가 여친을 죽이고, 칼을 뺐기고, 다시 칼을 빼앗아 놈을 죽였단 이야기가 된다. 사건현장에서 사용된 흉기는 딱 1개니깐 말이다. 상식적으로 가능한가? 국과수의 몫일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약 4분여에 이르는 내 동선과 내 자세, 내 위치, 그리고 드러난 혈흔, 혈액의 소유자 이것들만 보더라도 답은 뻔히 나온다. 내 진술이 기억의 손실과 혼란에 의해 명확하지 않더라도 결과는 현장에서 나올 것이다. 그래서 '국과수' 결과 나오고 나면 인터뷰 하겠다고 한 것"이라 덧붙였다.

'sarah3854'은 또 "국과수 결과 보고, 현장에서 일어난 일의 재구성이 일리있게 되고 나면, 나머지 남은 몫은 그거 하나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라며 "내가 그래서 이 프로그램 피디한테도 군대 한 번 파보라고 건의했다. 근데 또 군은 파보지도 않았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월 24일 오전 5시 30분게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의 다가구주택 1층 집 안에서 예비신부 박씨(여·33)와 장모 상병(20)이 흉기에 찔린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양씨는 부상을 입고, 집 밖에 주저 앉아있었다.

양씨와 박씨는 오는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였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침입한 군인이 여자친구를 죽였고, 저항하는 과정에서 내가 군인을 찔렀다"고 진술했다.

<사진출처=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