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KBS-2TV '스파이 명월'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여주인공 한예슬의 촬영 거부로 예정된 녹화가 취소되는 등 무기한 촬영 대기 상태에 빠진 것. 정규 방송도 불가능해졌다.
'스파이 명월' 관계자는 15일 '디스패치'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예슬과 KBS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하루 빨리 일이 해결됐으면 좋겠다"라고 답답해했다.
계속된 촬영 거부로 15일 방송분은 결방됐다. 이 날은 그동안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오는 16일에는 11~12회 촬영분을 압축해 방송할 예정이지만, 완성도면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스파이 명월' 측은 "문제는 지금부터다. 생방송 수준인데 다음 방송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스럽다"며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한숨을 쉬었다.
에릭, 이진욱, 장희진, 조형기, 유지인 등 주요 출연진들 역시 답답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남자 주인공 에릭은 크게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역 후 첫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남다르다는 후문이다.
에릭 측 관계자는 "갈등이 계속된 상황 속에서도 묵묵하게 촬영에 임해왔다. 일이 원만히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내왔다"면서 "바람과 달리 이런 상황이 벌어져 난감스러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릭은 한예슬과 연출진 사이에서 의견 조율을 도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 관계자는 "에릭은 한예슬을 다독이고 스케줄도 조정하는 등 갈등을 풀려고 애썼다"며 "제작진에게 연출진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만큼 더 속상해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재 제작사는 한예슬을 설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한예슬을 상대로 형사 고발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하루 빨리 정상적으로 촬영이 재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한예슬과 연출진의 갈등으로 빚어졌다. 당시 한예슬은 촬영장에서 연출자와 말다툼을 벌인 뒤 연출자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단으로 촬영을 펑크냈으며 현재는 연락두절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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