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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어서 걱정했는데"…'재혼황후', K드라마의 새 도전 (GV)

[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분명 익숙한 한국 드라마의 문법과는 거리가 있는 설정이었다. 자칫 어색한 판타지로 남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인상은 달라졌다. 낯선 세계관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의상과 공간, 음악까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세심하게 쌓아 올렸다.

생소함은 여전했지만, 그 낯섦 자체가 새로운 시도의 일부처럼 다가왔다. 원작을 아는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해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또 하나의 드라마적 경험을 제안했다.

디즈니+ '재혼황후'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관객들에게 1~3회를 먼저 선보였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GV 티켓은 매진을 기록했고, 질문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손이 올라왔다. 작품을 향한 궁금증과 기대가 객석의 열기로 이어졌다.

배우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 조수원 감독 등은 10일 상영회가 끝난 뒤 GV를 열고 관객들과 만났다. 작품을 향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고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혼황후'는 네이버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서양풍 황실 세계를 한국 배우들이 실사 드라마로 완성했다.

동대제국 완벽한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게 된다.

나비에가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민아는 "원작 소설보다 대본을 먼저 읽었다. 처음에는 낯설었다. 익숙한 이야기의 요소들이 담겨 있으면서도, 이를 둘러싼 세계관과 이름, 의상이 생소했다"고 밝혔다.

낯선 세계관에 들어가기 위해 의상, 인물의 방향을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첫 촬영 전까지는 어색했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자 금세 익숙해졌다.

나비에를 어떤 인물로 만들어야 할지도 숙제였다. 신민아는 "원작의 많은 에피소드를 10부작 안에 옮기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한 여자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신민아는 나비에를 백성과 국민을 사랑하는 황후이자, 자신의 삶을 결정해야 하는 한 사람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네 인물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 안에서 나비에는 현실적이고 땅에 붙어 있는 인물이어야 끝까지 감정을 따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 여자로서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도 시청자들이 나비에의 마음으로 따라와 주셨으면 했습니다." (신민아)

주지훈은 황제 소비에슈를 맡았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사실 당황스러웠다"며 "소비에슈는 황후를 두고 정부를 만드는 쓰레기다.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 인물에게 나름의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며 "왕후에게 (정부를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제국을 지켜야 하는 왕실의 대도 이어가야 하지 않나. 그런 식으로 나름의 정당성을 찾았다"고 전했다.

가장 신경 쓴 건, 소비에슈가 단순히 혐오스러운 인물로만 보이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 판타지라는 장르의 선입견을 넘어, 황궁과 왕실을 짊어진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설득해야 했다.

주지훈은 "특히 라스타와의 관계에선 감정이 급격하게 변하는 과정이 관객에게 납득될 수 있도록 세영이와 세심하게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세영 역시 인물의 생존 방식에 집중했다. 황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라스타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평소 저와는 다른 결의 인물이다. 쉽게 판단하거나 이해했다고 여기기보다 여러 의견을 듣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다. 의외로 그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석은 원작을 이미 알고 있었다. 조수원 감독과 두 작품을 함께한 인연도 있었다. 원작을 실사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걸 알면서도,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로서 흥미를 느꼈다.

그는 "언제 왕자 역할을 해보겠나 싶어서 선택했다. 무엇보다 소비에슈를 주지훈 배우가 한다는 사실에 함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인리는 능글맞은 여유가 중요한 인물이다. 이종석은 현장에서 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하인리의 측근 비서인 맥켄나 역의 최대훈 배우와 함께할 때는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 재미있게 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준비 과정은 예상보다 바빴다. 이종석은 "감독님은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승마와 왈츠까지 배워야 했다. 특히 나비에와 함께하는 새 '퀸'을 어떻게 구현할지도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CG팀과 함께 퀸의 움직임을 고민했다. 저의 특징을 살린 움직임으로 만들어주셔서 잘 산 것 같다. 이번 상영회에서도 퀸의 반응이 가장 좋더라"며 웃었다.

신민아에게도 퀸과의 연기는 쉽지 않았다. 퀸의 CG가 어떻게 구현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교감하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현장에선 파란색 모형 새를 마주하고 연기해야 했다.

신민아는 "허공을 향해 감정을 표현하고 슬퍼하거나 사랑을 느껴야 했다"며 "처음에는 현실감이 떨어져 어색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점차 정이 들었다. 그는 "나중에는 점점 몰입해서 모형 새에게 말을 걸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비하인드 영상에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수원 감독 역시 세계관을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는 "연출이 얼마나 관여해서 완성을 해야 할지, 미술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세계관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용기를 내고 함께해준 배우들 덕분에 멋지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신민아는 "아직 공개까지 한 달의 시간이 남았는데 부산까지 와서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고민하고 열심히 찍은 작품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재혼황후'는 다음 달 4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총 10부작.

<사진출처=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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