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노력하지 않아도, 이 케미는 된다고 느꼈습니다." (손석구)
배우 손석구와 일본 배우 나카야마 에이타가 만났다. 국경도 언어도 달랐지만, 함께 연기하는 순간 확신이 생겼다. 첫 대사를 주고받자마자 서로를 믿고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푸른길' 측이 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오픈토크를 진행했다. 손석구, 나카야마 에이타, 김신록, 한준희 감독 등이 자리했다.
'푸른길'은 넷플릭스 시리즈 'D.P.', 영화 '차이나 타운' 등의 한준희 감독 신작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하드보일드 범죄 수사극이다. 사지가 뒤틀린 시체, 의문의 메시지, 국경을 넘어 반복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석구가 서울 경찰청 기동수사대 형사 '김석'을 맡았다. 나카야마 에이타는 도쿄 경시청 수사1과 형사 '이노세'로 분했다.
손석구는 "감독님이 캐릭터에 대해 말씀하신 건, '우리네 아버지에 대해 그려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데, 완벽한 고증보단, 그 시대의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체중도 감량했다. 그는 "영화 '베드포드 파크'를 찍을 때 90kg이 나갔는데, 감독님이 예민한 사람처럼 많이 빼라고 해서 육체적으로 변화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에이타는 출연 이유에 대해 "한준희 감독의 팬이다. 큰 신뢰가 있어서 어떤 디렉션을 받아도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어떤 사람보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가장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고, 보여줘야지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극과 극의 팽팽한 대립과 신선한 버디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다른 듯 닮은 호흡으로 추적하며 진실을 한 꺼풀씩 벗겨낸다.
한준희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이 작품은 대놓고 멋있게 찍고 싶었다. 하드보일드에 맞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 그래서 손석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국 감독 중 에이타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잘하는 배우"라며 "이 작품에서 이 얼굴들을 쓰고 싶었다. 뒤로 가면 엄청난 얼굴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석구와 에이타의 합은 어땠을까. 손석구는 첫 만남에 대해 "일본 세트장에서 첫 신을 찍었다. 첫 대사를 주고받는 순간 뭔가 다르다 싶었다"고 떨올렸다.
이어 "감독님께 찾아가서 '나는 이 친구 믿고 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케미가 안 만들어질 때가 있는데, 이 케미는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에이타 역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손석구의 연기는 작품에서 이미 많이 봤다. '내 앞에 있다'는 긴장이 있었는데, 그걸 셧다운하고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손석구와 함께하는 신은 모든 신이 좋았습니다. 눈 앞에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자극적이었습니다." (에이타)
두 사람은 작품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경계 없이 사용한다. 손석구는 "자기 전까지 달달달 외워도 안 되더라. 미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할 당시 '도저히 못 해. 나는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작품을 선택해서 올인해야 관객과 오랜 시간을 향유하지 않을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었다. 저는 웬만하면 한국말도 일본어로 하고 싶어했고, 에이타는 한국말로 하고 싶어하더라. 그런 점이 저와 비슷한 마음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에이타는 "손석구와 저, 통역사까지 세 명이서 대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공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몇 시간 동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손석구의 도움도 컸다. 그는 "손석구가 '에이타 한국어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하면서 녹음을 해줬다. 늘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잠들었다"고 밝혔다.
한준희 감독은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준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에이타는 일본에서 몇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작품에 할애했다. 거의 휴차도 없었다. 쉬는 날 계속해서 모여 대사 정리를 하고 연습했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푸른길'은 부산 관객들에게 1~3회를 먼저 공개했다. 손석구는 "1~3회는 두 형사의 추리극 느낌이라면, 4회부터는 더 나아가 둘의 우정과 시대를 상징하는 여러 드라마가 폭발한다. 공개일에 재미있게 봐달라"고 덧붙였다.
'푸른길'은 다음 달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