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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그 시절의 우리"…김혜자, '여전히~'의 위로 (무대인사)

[Dispatch | 부산=유하늘기자] "이 영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면 좋겠습니다." (김혜자)

배우 김혜자가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한 사람을 향한 오랜 그리움과 기억,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김혜자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슴 아픈 역사 속에서도 찬란했던 소녀들의 시간을 조명한다.

송일곤 감독은 시작부터 김혜자를 주인공으로 떠올렸다. 그러나 캐스팅은 쉽지 않았다. 송 감독은 6차례 직접 찾아가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그렇게, 김혜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전히 찬란하게' 측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했다. 배우 김혜자, 박서경, 최주은, 문성현, 이세영, 송일곤 감독 등이 참석했다.

송 감독은 "'여전히 찬란하게'는 연극 대본이었다"며 "인물들의 마음이 너무 올곧고 예뻤다. 감동적이어서 꼭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순옥 역에는 김혜자를 원했다. 송 감독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캐스팅이었다"며 "선생님이 최근 드라마 이후 더 이상 활동하고 싶어하지 않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송 감독은 여러 차례 김혜자의 집을 찾았다. "연희동 댁에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선생님께서 '이름 없는 꽃처럼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하셨다"며 "편지도 써봤지만, 다시 돌려보내셨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작품이 지닌 의미와 김혜자가 출연해야 하는 이유를 꾸준히 설득했다. 마침내 김혜자는 "작품의 울림이 관객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출연하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영화가 바라보는 것은 고통만이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낸 소녀들의 순수함과 아름다운 순간에 시선을 둔다.

박서경이 순옥의 아역을 연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만, 그것만을 중심에 두지 않았다"며 "소녀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 예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작품이 품은 따뜻한 정서를 강조했다. 박서경은 "순수한 17세 소녀들과 김혜자 선생님이 함께한 찬란한 작품"이라며 "아름다움 자체를 안고 연기하려 했다"고 떠올렸다.

송일곤 감독은 영화 제작 과정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됐다는 것. 김혜자의 출연부터 촬영을 마치는 순간까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기적적인 순간이 많았다. 안 될 것 같았던 일들이 모두 이뤄졌다"며 "모든 스태프들이 울면서 작업했다. 마지막까지 합심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 중심에는 작품을 향한 진심이 있었다. 송 감독은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관객들도 그 마음에 공감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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