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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도, 로맨스도 뜨겁다"…'100일의 거짓말', 시대극의 감동 (발표회)

[Dispatch=이아진기자]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와 가슴 뜨거운 독립군의 이야기를 합쳤습니다." (유인식 감독)

항일운동의 첩보와 그 속에서 피어난 로맨스를 동시에 담은 드라마가 나왔다. 조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숨을 걸고 살아가야 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독립을 향한 신념과 생존을 위한 선택을 보여준다.

김유정, 박진영, 김현주, 이무생, 진선규 등이 그 긴박한 순간을 그렸다. 정체를 숨기고, 위험한 임무에 뛰어든다. 한순간의 선택이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대를 버텨낸다.

그 위로 서로 다른 결의 사랑이 겹쳐진다. 같은 신념을 품었기에 더 애절한가 하면, 서로 다른 처지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사이도 있다. 다채로운 사랑의 온도가 시대의 비극과 맞물리며 서사를 깊게 만든다.

'100일의 거짓말' 측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유 감독, 김유정, 박진영, 김현주, 이무생, 진선규 등이 참석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첩보 로맨스 장르다.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가 조선총독부 통역생으로 위장 잠입하면서 신임 통역관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김유정이 소매치기 '이가경'을 연기했다. 이가경은 빼어난 외모와 능숙한 거짓말을 무기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조선을 떠나겠다는 목표로 돈을 모으던 중, 항일 단체 구국단의 제안을 받고 밀정이 된다.

캐릭터 자체에 끌렸다. 김유정은 "20대 초반 친구의 삶이 흥미로웠다"며 "자신이 무엇을 꿈꾸는지도 찾지 못한 시기에 놓인 젊은이의 성장이 궁금했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이가경은 소매치기지만 외국어에도 능숙하다. 김유정은 일본어,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 연기에 도전했다. 언어마다 말투와 발음에도 차이를 뒀다. 자주 접해온 일본어는 능숙하게 구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영어는 다소 서툴게 구현했다.

김유정은 "이가경뿐 아니라 캐릭터마다 발음을 다르게 살리는 방향으로 준비했다"며 "외국어 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하면서 언어를 세심하게 구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총독부 통역관 '김태웅' 역을 맡았다. 김태웅은 조선 출신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진선규 분)의 양아들이다. 10년 동안 일본에서 양자로 살아오며 일본어,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를 익혔다.

외국어 연기에 공을 들였다. 박진영은 "외국어로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며 "툭 치면 바로 나올 정도로 연습했다. 그래도 현장에서 액션이 더해지면 버벅이더라. 결국 연습밖에 답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태웅과 사토 히데오, 두 정체성을 오가야 했다. 박진영은 내면의 혼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절제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상황 자체가 혼란스럽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했다"고 말했다.

사토 히데오로 살아온 시간은 몸짓으로 드러냈다. 박진영은 "10년 동안 일본인 아버지에게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로 교육받았다는 점을 살리고 싶었다"며 "모든 행동에 최대한 각이 잡혀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관전 포인트는 두 결의 로맨스다. 첩보물 위에 풋풋한 청춘의 사랑과 성숙한 어른의 멜로를 각각 더했다. 이가경과 김태웅은 20대 초반의 풋풋한 감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어긋난 관계로 만나지만,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며 함께 성장한다.

김유정은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서사"라며 "로맨스의 감정을 혼자 만들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진영 오빠가 잘 맞춰줘서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유소란(김현주 분)과 유필립(이무생 분)은 다른 분위기의 로맨스를 선보인다. 두 사람은 항일 운동을 위해 부부로 위장한다. 이가경과 김태웅보다 한층 성숙하고 애절한 관계를 보여준다.

김현주는 "유소란은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이라며 "필립이 그런 소란을 바라보면서 많이 애달파한다. 두 사람을 통해 애절한 멜로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독립운동을 소재로 다루는 만큼, 배우와 제작진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 대본 리딩에 앞서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유정은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독립운동가분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유 감독은 "감정이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끝내 뜨거운 무언가에 닿게 될 것"이라며 "극 중 대사이기도 한,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박진영은 "모든 종류의 사랑이 담긴 드라마"라며 "인물 간의 관계뿐 아니라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사랑을 담아 만든 작품이다. 두 달이라는 긴 여정 동안 드라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유정은 "개인의 삶에서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혼자이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들도 담았다. 시대를 떠나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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