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기자] "고현정이라면, 저도 상상하지 못한 얼굴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변영주 감독)
배우 고현정과 장동윤이 모자 스릴러에 도전한다. 각각 연쇄살인마 엄마와 경찰 아들로 변신했다. '사마귀' 모방 살인 사건 범인을 잡기 위해 공조 수사에 나선다.
고현정은 넷플릭스 '마스크걸'(2023)에 이어 또 한번 범죄자 역할을 소화한다. "당시 분량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욕심나는 장르물이었다. 바로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장동윤과는 극한의 혐관 케미를 예고했다. 극중 장동윤은 연쇄살인마 엄마와 불가피하게 손을 잡는다. 엄마를 싫어하는 만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할 예정이다.
SBS-TV 새 금토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극본 이영종, 연출 변영주, 이하 '사마귀') 측이 4일 서울 양천구 SBS홀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고현정, 장동윤, 조성하, 이엘, 변영주 감독 등이 자리했다.
'사마귀'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동명의 프랑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경찰 아들이 20년 전 연쇄살인을 저지른 엄마와 공조 수사하는 이야기다.
고현정은 연쇄살인범 '정이신' 역을 맡았다. 5명의 남성을 잔혹하게 죽여 '사마귀'라 불린다. 살해 대상은 여성이나 아동을 학대했던 자들이다.
변영주 감독의 캐스팅 원픽이었다. 변 감독은 "대본을 읽자마자 고현정이 떠올랐다. 오래 전부터 팬이었다"며 "나조차 상상하지 못한 얼굴을 보여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에 이어 한번 더 섬뜩한 연기를 펼친다. 고현정은 "배우로서 장르물에 욕심이 났다"며 "나에게도 이런 캐릭터 제안이 들어와 반갑고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고현정은 드라마 촬영 직전, 건강 문제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 "많은 분들이 배려해주셨다. 덕분에 '사마귀'라는 작품에 더 애정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장동윤은 경찰 '차수열'로 분한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라면 온몸을 내던지는 인물. 사마귀 모방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 증오했던 어머니와 손을 잡는다.
장동윤은 "오지랖이 넓은 엄마 때문에 고통받는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엄마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지녔다. 공조 수사 과정에서 여러 감정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장동윤이 출연한 '모래에도 꽃이 핀다'를 인상 깊게 봤다"며 "장동윤이 밝으면서도 아픔 있는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 감정을 발전시키고 싶었다. 색다른 모습이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동윤은 지난 2015년, 편의점 흉기 강도를 제압한 일반인으로 SBS 뉴스에 얼굴을 비춘 바 있다. 실제로도 정의로운 성격으로, 첫 형사 역할 캐스팅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평소에도 형사 같은 기질이 있다. 주변에 일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다"며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애증으로 얽힌 모자의 호흡이다. 수열에게 엄마는 인생의 짐이자 극복해야 할 상처다. 어른이 되고, 경찰이 되고, 남편이 된 후에도 엄마를 부르며 깨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에게 엄마는 분노와 연민이 교차하는 존재다. 죄인으로 단죄해야 할 대상이지만, 동시에 끊어내기 힘든 피의 굴레이기도 하다. 이 모순된 감정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장동윤은 "정이신 캐릭터를 표현하는 선배를 보면서 충격 받았다. 촬영 내내 소름이 돋았다"며 "그 에너지를 받아 저 역시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정이신이 얼마나 잔혹하게 살인을 저지르냐도 중요하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마귀'에는 한 가지 우려할 만한 점이 있다. 극중 고현정이 살해한 대상은 흉악 범죄를 저지른 인물. 설정상 자칫하면 살인을 미화한다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었다.
변 감독 역시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연출자가 범죄자를 동정하거나 지지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느낀다"며 "살인범을 긍정적으로 보이게 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사마귀'와의 차이점도 짚었다. "넷플릭스 '사마귀' 주인공은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다. 반면 우리의 주인공은 연쇄살인범"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엘은 "긴말하지 않겠다. 내일 방송을 보시면, 오늘 왜 이렇게까지 자신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재밌으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라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마음껏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마귀'는 오는 5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한다.
<사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