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비스 업종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호프집에 온 남성 손님이 몸무게를 물어봐 대답을 피했다가 이 같은 지적을 들었다는 글이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한다고 밝힌 A 씨는 "불과 몇 시간 전 있었던 일이다. 곧 서른이라 아르바이트도 해볼 만큼 해봤고 직장 생활하며 여러 사람 겪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한참 먼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8시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두 분이 호프집에 방문했다. 이들은 옆 테이블을 치우고 있던 A 씨에게 "새로 오신 아르바이트생이냐. 예전 아르바이트생보다 좋은 것 같다", "몇 시까지 일하냐", "우리 늦게까지 마셔도 되냐" 등 질문을 하며 관심을 보였다.

A 씨는 "적당히 대꾸해 드렸더니 친해졌다고 생각하신 건지 '친구 하자. 말 놔라. 오빠라고 생각하라'길래 '그럼 안 되죠~ 손님이신데' 하고 주방일 도우러 갔다"고 설명했다.

몇 분 뒤, 남성 중 한 명이 벨을 눌러 A 씨를 부른 뒤 "실례일 것 같은데 혹시 몸무게가 몇 ㎏이세요? 좀 그런가? 대략적으로라도 (알려달라)"고 물었다.

A 씨는 "제가 대답을 바로 못 하니까 일행이 '여자한테 몸무게 묻는 건 좀 아니다'라고 말렸다. 근데 물어본 당사자는 '내 여자 사람 친구들은 다 얘기하던데?'라며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둘이 대화 주고받는 틈을 타 대답 안 하고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고 전했다.

이후 남성은 또다시 벨을 누른 뒤 "왜 대답 안 하고 자꾸 자리를 피하냐. 내 기준이 있어서 물어본 거다. 나쁜 의도가 아니다. 앞자리만 말해달라. 앞자리가 '5' 맞냐"고 재차 질문했다.

A 씨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일행이 "그만하고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제의 남성은 계산하면서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서비스 업종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 뒤 가게를 빠져나갔다.

이때 A 씨로부터 자초지종 상황 설명을 들은 사장은 "대처를 왜 그렇게 했냐. 딱히 불쾌한 말도 아닐뿐더러 나라면 '부끄러우니까 묻지 마세요!'라고 하든지 차라리 몸무게를 확 줄여서 '45㎏이에요'라고 유하게 넘겼을 거다"라고 대처를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정 불쾌하고 기분 나쁘면 사적인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다고 정중히 얘기했어야지, 당황한 티 내고 대꾸 안 하고 피하는 건 좀 아니다. 평소엔 잘하면서 왜 그랬냐"고 A 씨를 나무랐다.

이에 대해 A 씨는 "저도 말없이 자리 뜬 건 잘했다고 생각 안 한다"면서도 "손님이 왕이라고 하지만 일과 상관없는 사적인 질문까지 대답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가 서비스직과 안 맞아서 그렇게 못 한 거냐.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소봄이 기자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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