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m 신설 구간에 포토존 설치…"애물단지나 되지 않았으면"

바다부채길에 포토존으로 전시된 외제차 '미니'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길로 널리 알려진 강원 강릉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에 설치된 포토존에 외제차인 '미니'가 설치돼 관광객들을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바다부채길은 최근 640m가 더 길어지면서 볼거리가 풍성해진 가운데 곳곳에는 추억을 남길 포토존이 설치됐다.

새로 조성된 구간에는 해안산책로, 해상광장, 하늘계단 등 다양한 사진 촬영 장소가 마련돼 사진 맛집으로서 MZ세대를 타깃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런 의미에서인지 바다부채길을 알리는 큰 홍보물이 있는 해상광장에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외제차인 '미니'가 바다를 배경으로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자동차는 강릉관광개발공사가 관광객들이 포토존으로 사용하도록 전시한 것이다.

'더 길어진 절경' 강릉 바다부채길 연장 구간 오픈[연합뉴스 자료사진]

약간 멀리서 볼 때는 '웬 외제 자동차가 이런 곳에 전시돼 있지?'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나 바다부채길은 기암절벽의 해안단구와 푸른 바다, 거세게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 수려한 자연경관이 장점인 곳이어서 외제 차와는 아무래도 어울리는 접점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곳은 높은 파도가 계속 치는 곳으로 염분이 매우 높아 철저한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짧은 시간 내에 차가 녹슬거나 부식돼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크다.

새로 설치된 바다부채길 해상광장에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기암절벽이 장엄하게 뒤를 지키고 발아래까지 파도가 밀려와 오롯이 경관만으로도 탄성이 나오는 곳이다.

640m 더 길어진 강릉 해안단구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광객 최모(46·강릉)씨는 "이제 우리나라 국민이 저 정도 급의 외제 차를 보고 예쁘다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준은 넘어섰다"며 "파도 때문에 관리도 쉽지 않을 텐데 흉물이나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알록달록한 '미니'를 옮겨 전시해 놨다"며 "아직 신설 구간 개통 초기라 '미니' 포토존에 대한 반응은 알 수 없어 관심을 갖고 지속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에 조성된 바다부채길은 230만 년의 지각 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강릉의 대표 관광지이며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길이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도 지정된 이곳은 매년 평균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BTS(방탄소년단) RM도 방문해 휴가를 즐기고 간 곳이기도 하다.

강릉시와 강릉관광개발공사는 심곡항에서 정동진까지 이어진 기존 코스에서 정동항까지 640m를 새로 연결해 전체 코스 길이를 3.01km로 확대하고 최근 개통했다.

강릉 바다부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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