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아~ 후아~

 

어린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겠노라, 불혹의 노구를 이끌고 "오늘도 이를 악물고 러닝 또 러닝"을 하는 한화 이글스 ' 맏형' 박찬호. 전지훈련 5주차에 접어들어서인지 사실 좀 지쳐보인다.

만약, 이 지루한 전지훈련 기간에서 '룸메이트' '안 부장' 안승민이 없었다면 박찬호는 그 지루한 시간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오늘 이야기는 '고통받고 기쁨 준' 안승민의 어느 뒷머리 아팠던 사연이다.

 

 

정민철 코치에게 박찬호...

 

 

 

- 코치님, 쟤 덕분에 웃고 살아요~

 

 

누구 때문에...?

 

 

 

'몹시 동안' 안승민 때문에?

 

 

 

20일 오후(한국시각), 오키나와 전지훈련 이틀째를 맞이한 한화 이글스 투수들은 현지 홈구장인 카데나구장에 연한 400m 육상트랙 운동장에서 이날 훈련의 마무리 러닝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끝마무리 스트레칭에 사용되는 좌우 각각 6개의 단단한 플라스틱이 달린 고무밴드가 문제였다.

 

 

길이가 아주 짧았던 이유로...

 

 

 

이 고무밴드로 '줄넘기'를 할 경우,

 

 

 

'폴~짝~', 높이 뛰어야만 줄넘기가 가능했다.박찬호는 별탈없이 줄넘기를 잘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안승민은...

 

 

 

폴~

 

 

 

딱~

 

 

중요한 건...?

 

'폴~짝~'이 아니라, '폴~ 딱~'이었다는 것이다.

 

 

 

- 딱~

 

보다시피, 고무밴드 오른쪽의 마지막 플라스틱이 안승민의 뒷머리(흔히 말하는 '뒤통수' 부위)를 강타한 것. 고무밴드의 줄이 매우 짧다는 걸 안승민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채 높이뛰기만 높이 뛴 이유였다.

 

 

 

 

알만한 사람은 다 잘 알겠지만...

 

 

 

이 순간, 뒷머리의 통증이 얼마나 심했을까? ㅠㅠ..

 

 

 

- 악~~~~~

 

 

 

짧지만, 강렬했던 '악~~~~~~~~~~~~~' 외마디 비명소리가 카데나동산을 뒤흔들었다.

 

 

박찬호의 반응이 예상되지 않는가...?

 

 

 

아무리 그래도, 박찬호?

 

 

 

-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아! '룸메이트' '방장' 박찬호의 확인사살...?

 

 

 

- 끅 끅 끅 끅 끅 끅 끅 끅~

 

 

남이 약올리는 걸 가장 싫어한다는, 안승민...

 

 

 

- 웃지 마세요~, 진짜 너무 좋아하시네. 아, 진짜..

 

 

박찬호의 마지막 확인사살...?

 

 

 

- 자기가 잘못해놓고, 왜 나한테 신경질이니? 이 미련 곰탱아~

 

 

사람이 살다보면, 아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To. 안 부장! 삶이 그대로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그깟 줄넘기에 뒷머리 고통이 뭐그리 대수더냐. 앞날이 구만리 같은 스물한살 청춘이거늘.

하지만, 안승민의 '악~~~' 외마디 비명소리를 듣는 그 순간, 웃지 않을 자 어디있을 수 있었겠는가. 비록 '고통받고 기쁨을 준' 안승민이긴 했지만. 그 덕분(?)에 간만에 한번 크게 웃음바다가 된 한화 이글스의 카데나구장, 오키나와다.

 

 

[줌인스포츠(카데나, 日오키나와)=강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