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흑인 인어공주'가 주인공인 디즈니 실사영화 예고편이 최근 공개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예고편 속 흑인 배우를 백인으로 바꿔놓은 동영상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16일(현지시간) 포브스 등에 따르면 'TenGazillioinIQ'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사용자는 디즈니의 흑인 인어공주를 백인으로 바꾼 동영상을 만들었다가 트위터로부터 계정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영상을 트위터에 처음 소개한 네티즌은 "AI 과학자의 공로 덕분"이라며 "그가 인어공주를 고쳤다. (흑인 인어공주를)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백인 소녀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흑인 인어공주에 반발한 인종차별적인 영상"이라며 비판 댓글을 달았다.

인어공주 실사판은 1989년 개봉한 동명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재해석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흑인 R&B 가수 겸 배우 핼리 베일리가 주인공 아리엘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으로, 디즈니는 지난 9일 팬 축제 'D23 엑스포'를 통해 첫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 예고편 공개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인어공주 원작 삽화에는 창백한 피부의 여성이 등장한다"고 주장하면서 "디즈니가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주의'에 경도돼 원작을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국 온라인 정치 평론가 맷 월시는 "과학적 관점에서 어두운 피부를 가진 인어공주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인어공주 피부는 심해 생물처럼 창백하거나 반투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에 누리꾼들은 "신화 속 인어의 피부색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하는 등 흑인 인어공주를 둘러싼 논쟁이 온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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