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우편 서비스 위협하는 겸배 제도 중단하라!"

3일 'YTN' 보도에 따르면 우체국 집배원들 사이에는 이른바 '겸배'라고 불리는 관행이 있는데요.

겸배는 결원이 생기면 같은 팀 동료들이 '대신 겸해서 배달해준다'라는 은어입니다.

공식 이름은 '집배 업무의 대행'으로 우편업무규정에도 적시된 우체국 고유의 노동 문화인데요.

서울 중랑구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31년 차 집배원 송성근 씨는 동료 한 명이 정년을 앞두고 그동안 쓰지 못한 휴가를 한 달 넘게 쓰면서 추가 업무를 떠안았습니다. 이에 그의 출근 시간은 최소 1시간 이상 빨라졌는데요. 

송성근 씨는 취재진에게 "(밥도) 못 먹고 일한다"며 "사람이 쫓기다 보니까 배달 끝날 때까지는 슈퍼에서 음료 한 잔 마실 수 있을까. 사람이 곪아 터지기 전에는 사람을 안 주더라"고 토로했습니다.

우체국 본부 노조는 겸배 관행이 과로의 원인이 된다며 철폐를 촉구하고 나섰는데요.

겸배로 인해 평균 업무 소요 시간이 1시간 47분 는 것은 물론, 낯선 지역을 배달하다 보니 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높다는 게 노조의 입장.

또 동료에게 피해가 가다 보니 연차 쓰기를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 연가의 3분의 1도 채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데요. 이에 과로사로 추정할 수 있는 사망 사례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우정사업본부는 3년 사이 3,099명을 충원해 인력 예비율을 6.75%까지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에 노조 측은 국제 기준인 최소 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반박했죠.

오현암 민주우체국본부 경인지역본부장은 "아파도 쉴 수 없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도 빠질 수 없는 집배원의 이러한 기형적인 근무형태는 개인의 건강과 가족의 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