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로스앤젤레스(미국)=박혜진·정태윤기자] # 2020년 12월, ‘디아이콘’(DICON) 화보 현장.

‘디스패치’가 새해(2021) 소망을 물었다. (내심 빌보드나 그래미 등을 기대했다.)

방탄소년단이 새해의 꿈을 말했다. (그러나 빌보드나 그래미 등은 아니었다.)

“다시 팬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그게 새로운 목표이자 꿈입니다. 아미들을 ‘직접’ 만나는 것.”

“언젠가… 오프라인 콘서트를 할 수 있겠죠? 아미를 만날 날이 곧 오겠죠? 그날 최선을 다해 뛰고 싶어요.”

그들의 간절한 바람은, ‘수상’이 아니라 ‘아미’였다. 히트곡을 만드는 것,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 그보다 아미를 만나는 것, 아미와 춤추는 것을 더 소원했다.

# 2021년 11월 28일(한국시간), LA 소파이 스타디움

지민의 말처럼, (finally) 드디어 (meet) 만났다. 간절한 꿈이 이루어진 것. 누구의 허락도 필요없었다. 5만 명의 (공연장 안) 아미와 교감했고, 또 5만 명의 (공연장 밖) 아미와 호흡했다.

그들은 모든 포커스를 ‘아미’에게 맞췄다. 비록 입술은 보지 못했지만,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그 함성이 방탄소년단의 가슴을 적셨다.

제이홉은 호기롭게 마이크를 잡았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눈에 차오른 눈물이 모든 것을 대변했다. 지민은 눈물을 삼키려 이를 꽉 물었다. 눈물이 터지려고 하자, 뒤돌아 춤을 췄다.

슈가는 공연 중간중간 멈칫했다. 그리고 1층, 2층, 3층… 눈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현실을 기억하기 위해. 뷔는 아픈 다리를 숨기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이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진은 머리에 꽃을 달았다. 자신을 ‘아미에게 주는 선물’이라 말하면서. 정국은 아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미소가 터졌고, RM은 2년간 하지 못했던 말을 꾹꾹 눌러 담아 표현했다.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다려 왔어요. 지난 2년간 여러분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됐어요. 너무 보고 싶어 좌절감을 많이 느꼈는데, 이제 그 모든 감정을 놓아줄 수 있게 됐네요.”(제이홉)

“다음 달이면, 다음 달이면, 다음 달이면…다 괜찮을 거라고 매일 기도 했어요. 드디어 오늘, 만나게 됐네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미. 이 감정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지민)

“현실 같지 않네요. 공연 중반부가 지나고 나서야 현실이란 걸 느꼈어요. 아미가 춤추고 뛰는 모습을 보니, 이제 제자리를 찾아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쭉 봐요.”(슈가)

“(아미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건 저를 행복하게 해요. 아미가 행복하다면, 저는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어요. 여러분이 행복한 걸 보면 저도 행복해요. 다시 돌아올게요. 보라해요!”(뷔)

“아미는 제 행복이에요. 여러분과 함께 이곳에 있는 지금, 이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에요! 아미 사랑합니다.”(진)

“아미가 정말 그리웠어요.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꿈 같은 순간이 정말 그리웠어요. 제 삶에서 이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워요.”(정국)

“여러분은 저희의 존재이자, 가치이자, 숨이자, 사랑이자, 평화에요. 모든 것의 증거가 아미에요. 저희가 총알(bullet)이었고, 여러분은 증거(proof)였죠. 그러니 이제 우린 진정으로 ‘방탄’(bulletproof)이에요."(RM)

아미도 마찬가지였다. 이 만남을 열렬히 반겼다. 눈으로, 손으로, 몸으로 방탄소년단에 화답했다. 

아빠가 딸의 손을 붙잡고 공연장을 찾았다. 할머니는 손자를 제치고 티켓팅에 성공했다. 아미들끼리 팀을 나눠 플래시몹을 준비했다.

인종 불문, 나이 불문, 성별 불문이었다. 자메이카에서 LA행 비행기에 오른 아서부터, 영국에서 미국을 찾은 리브까지 다양했다.

뱃속 태아부터 2살 아미, 68세 노인까지. 굿즈로 한껏 멋을 낸 남성 팬들도 곳곳에서 줄 서 있었다.

“BTS가 돌아오길 2년 동안 매일 같이 기다렸어요. 그들이 음악으로 전하는 메시지를 사랑하기 때문이죠. ‘러브 유어 셀프’는 혼자였던 절 구해줬던 노래에요.”(리브, 26, 런던) 

“딸이 방탄소년단을 소개해줘서 좋아하게 됐어요. '러브 유어 셀프' 덕분에 저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됐어요. 저와 제 딸의 인생을 바꿔준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눈물) 그들의 음악은 우리에게 위로와 안식을 줍니다.”(로라·56, 토리·17, 워싱턴 D.C)

“지난 2018년 이후 4년 동안 아미로 산 매일이 행복했어요. 방탄소년단은 제 인생에 영감을 주는 그룹이죠. 특히 제게 큰 위로를 줬던 ‘홈’을 라이브로 꼭 듣고 싶어요. 그래서 동쪽에서 서쪽까지 가로질러왔어요." (미아, 21, 플로리다주) 

"지난해 제 여동생이 티켓팅에 성공해서 같이 콘서트에 가려고 했었는데 취소됐었어요. 얼마나 아쉬웠는지...저희 남매는 방탄소년단의 초창기 곡들을 반복, 또 반복해 들으면서 BTS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어요."(제임스, 40, LA)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온’, ‘피 땀 눈물’ 등 그들의 음악은 놀라울 정도에요. 오늘이 흘러가는 게 두려울 정도로 기대돼요. 방탄소년단과의 만남을 늘 고대했거든요. 오늘 여러 감정을 경험하게 될 것 같아요.”(음위자·24, 티나·21, 워싱턴 D.C)

“친구 3명과 3일 전부터 이곳에 와있었어요. 나이가 많아서 힘드냐고요? 전혀요. 그들을 보면서 살아가는 데 힘을 얻는답니다. 그들이 전파하는 메시지와 음악은 68세인 저에게도 뜨거운 에너지를 전달해요.”(테레사, 68, 미네소타주)

“사실 저는 콘서트를 가기 전까지는 팬이 아니었어요. 그들의 무대를 본 순간, 온 가족이 아미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팬데믹 시대를 사는 2년 동안 저희 딸도 콘서트에 참석할 수 있는 나이가 됐네요. 오늘 이 ‘꼬마 아미’와 ‘다이너마이트’를 함께 부를 거예요.”(리진·29, 라프·34, 레인·2, 뱃속 아기, LA)

LA에 사는 준킴은 이날의 광경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팝의 황제인 마이클 잭슨이 살아 돌아온다 해도, 이 정도의 팬(아미)힘은 보지 못할 것 같아요.”(준, 44, LA)

미국에서 살아온 20년 동안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는 것. 

"미국에 살면서 어셔, 비욘세, 마룬5, 머라이어 캐리 등 레전드들의 공연을 많이 가봤어요. 아미들의 떼창이 주는 에너지는 처음 느껴봤어요. 2시간 반 동안 한 번도 자리에 앉지 않고 공연을 본 건 평생 처음이었어요."

방탄소년단은 아미와의 약속을 지켰다. 꼭 다시 만날 거라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 날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음악으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팬들도 그 약속에 응답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지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다시 만나는 날 마음껏 춤출 거라고 대답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 그들의 약속이 이뤄졌다. 그래서, LA의 밤은 뜨거웠다. 

"Finally, 드디어!"

"Permission to Dance"

"2년의 기다림"

"꼭 만나자던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요"

"LA는 지금, 아미랜드"

<사진=로스앤젤레스(미국) 송효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