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Global pop sensation BTS received only one nomination for the 2022 Grammy Awards" (LA Times)

방탄소년단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 그래미 후보에 2년 연속 올랐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BTS의 메가히트곡 '버터'(Butter)가 그래미에 퇴짜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3일(현지시간)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버터'로 노미네이트됐다. 

아쉽게 본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앞서 포브스, 빌보드 등은 BTS가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 들 것으로 예측했다. "역사적인 후보가 될 것"이라 보도했다.

그래미 4대 본상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

외신들은 후보 명단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방탄소년단은 올해 '버터'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통산 10주 1위를 차지하는 등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22일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받았다.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페이보릿 팝송' 등 3관왕을 달성했다.

AP통신은 그래미 후보 명단을 꼬집었다.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소셜미디어, 음악차트를 모두 석권한 몇몇 주요 싱글이 제외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더욱 놀라운 것은 방탄소년단의 '버터'가 퇴짜를 맞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가 히트곡임에도 불구, 그래미는 방탄소년단을 단 1개 부문에만 올렸다"고 짚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같은 반응이었다.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팝 돌풍을 일으켰다. 블록버스터급 한 해를 보냈음에도 1개 부문에만 노미네이트 됐다"고 보도했다.

4대 본상에서 제외된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버터'는 빌보드 '핫 100'에서 10주 정상에 올랐다. 그럼에도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일간 USA투데이도 "방탄소년단, 드레이크, 마일리 사이러스 등 팝 차트 1위에 오른 아티스트들이 그래미 주요 후보 지명에서 누락됐다"고 알렸다.

USA투데이는 그래미의 후보 선정에 반문했다. 먼저, "'버터'는 더없이 행복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기록을 깬 여름 노래"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런데 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라는 단 하나의 후보에만 지명되는가"라고 물었다. 노미네이트 결과에 의구심을 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였다.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다.

이들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등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후보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즈는 3대 시상식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다. 백인·남성 위주의 시상식이라고 비판받아왔다. '너무 하얀 그래미상'이라는 해시태그가 붙기도 했다.

투표권이 있는 회원들만의 투표로만 선정된다는 점, 회원 대부분이 미국 주류 음악계의 전통적 집단으로 구성된 점 등을 지적받았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것.

지난해에도 논란이 됐다. 캐나다 출신 '더 위켄드'가 단 1개 부문에도 오르지 못하자 보이콧이 선언되기도 했다. 더 위켄드는 지난해 '애프터 아워스'로 각종 차트를 휩쓸었다.

당시 빌보드도 불만을 표출했다. "BTS가 그래미를 잃은 것이 아니라 그래미가 BTS를 잃었다"라는 팬 반응을 보도했다. "그래미 스스로 의미를 걷어찼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은 오는 2022년 1월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다.

<사진출처=왓챠, AMA, 그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