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되었다.."

정준영의 5년 팬이 8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찍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21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는데요. 제목은 '성덕'이며, 오세연 감독의 첫 장편 영화입니다.

시놉시스는 "가수 정준영은 성관계 장면 불법 촬영 및 유포, 집단 성폭행, 준강간 등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며 "세상이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는데 팬카페에는 여전히 그를 믿는다는 팬들이 남아있다. 그들을 마음껏 비웃고 혐오할 수 없었다"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오 감독은 "2016년에 비슷한 사건으로 그의 이름이 들려왔을 때 무엇도 따지지 않고 그의 편에 섰던 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나는 지난 5년간 가수 정준영의 팬, 그중에서도 ‘성덕’이었기 때문이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내가 지지하는 대상만 옳다고 말하는 이들은 어디에나 있다. 아직도 승리, 박유천 등을 여전히 응원하는 팬덤과 박근혜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박사모까지. 예전엔 극단적 지지자의 한 축에 서 있던 내가 이제는 한 발짝 떨어져 그들을 만나고 질문한다. 당신과 당신들의 우상은 안녕하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2019년 3월, ‘정준영 단톡방’의 존재가 밝혀지고 알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이 흘렀다. 정준영을 좋아했던 건 이미 오래 전의 일인데 나는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누가 이 감정의 원인을 알고 있을까? 나는 누구에게 나의 심정을 토로할 수 있을까? 함께 ‘덕질’했던 친구들과 성덕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같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다. 그들과 함께 분노하고 싶다. 한때는 자랑스러운 누군가의 ‘성덕'이었을 이들과 만나 이제는 쉽게 말할 수 없는 우리들의 과거 그리고 그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현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이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상화, 극단주의, 팬 문화 등의 문제들을 짚어보려 한다. 극단적 지지자의 역사는 다른 듯 비슷한 방식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 또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하는 그릇된 우상의 지지자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어떻게 이성이나 논리, 윤리 같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한 사람만을 옹호할 수 있는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하는지. 당신들은 지금 건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오세연 감독)

'성덕'은 오는 10월 9일, 10월 11일, 10월 13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상영됩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티켓팅은 오는 30일 오픈됩니다. 

<사진출처=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디스패치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