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급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에서 가을 시즌을 맞아 선보인 바지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5일 BBC와 CNN 등에 따르면 1190달러(약 139만 원)짜리 '트롬페 로일 바지'(Trompe L'Oeil pants)를 놓고, 한 SNS 사용자가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바지 안에 남성용 사각팬티가 연결돼 있다"라며 인종차별적인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SNS 이용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16일 오전 기준 24만 개의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는데요.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남성용 사각팬티를 연결한 ‘새깅’(sagging) 바지를 모방했다는 것.

이는 주로 1990년대 흑인 힙합 뮤지션들이 즐겨 입었던 패션으로, 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려 속옷을 보이는 스타일인데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폭행이나 자살을 막기 위해 미국 교도소에서 벨트를 착용하지 못하게 해 헐렁한 바지를 끌고 다닌 것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 사용된 위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임을 알려드립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아프리카나 연구 부교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웃음거리가 아닌 중요한 문화적 요소"라고 전했는데요.

발렌시아가는 이를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매출을 위해 문화를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죠.

반면 "단순히 1990년대 패션일 뿐"이라며 인종차별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논란에 발렌시아가 측은 여러 의복을 하나의 옷으로 결합한 패션을 종종 선보여 왔다고 밝혔는데요.

마케팅 최고책임자 루디빈 폰트는 "트레이닝복 바지 위에 레이어드한 청바지, 티셔츠 위에 레이어드한 단추 달린 셔츠"를 언급하며 예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롬프 로일 바지는 이러한 패션의 연장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발렌시아가, 게티이미지, 틱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