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블랙컨슈머'라고 불리는 악성 소비자들. 이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가게 문을 닫은 새벽 시간을 노려서 기습적으로 환불을 요구하고 음식만 챙기는 고객에게 피해를 입은 음식점들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밤 11시 반쯤. 서울 건국대 근처의 한 버거전문점은 배달한 버거를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버거집 점주의 말에 따르면, 별 이상 없이 제품을 보냈지만, 고객은 "다 헝클어져서 왔다"고 말했다는 것.

규정에 따라 버거를 다시 받으러 갔지만, 집 앞에 놓아두겠다던 버거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버거집 점주는 새벽 3시 43분 문자 한 통을 받습니다. 그 시간에 버거를 내놓겠다는 것.

버거집 점주는 "새벽 4시에 문자가 와서, 회수해가라고. 저희 11시에 마감하고요. 그래도 (연락 오길) 한두 시간 정도는 기다렸던 거죠."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버거집 점주는 오전에 다시 찾아갔지만, 버거는 없었습니다.

"다시 가봐도 없다"는 B 씨의 연락에, 고객은 오히려 "10시간이나 지났는데, 이제 온 거냐"며 별점을 1점 달았다고 하는데요.

그 일대의 떡볶이 점주.

떡볶이 점주 B 씨는 고민 끝에 환불이 잦거나 공짜 음식을 달라는 고객들의 주문번호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술에 취해 연락을 받지 않은 뒤 환불을 요구한 고객부터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등의 이유로 수시로 물어달라던 고객까지.

그런데, 이 과정에서 B 씨에게 환불받은 고객이 버거집에 '새벽 환불'을 요구했던 고객과 동일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새벽 환불'을 당한 것이 이 두 가게만이 아니었습니다.

건대 앞에서 영업하는 음식점 11곳이 이 한 명의 고객으로부터 한 차례 이상 새벽 환불을 겪었다고.

업주들은 악성 고객에 대해 대책을 세워 달라고 '배달의 민족' 측에 요구했지만, 허사였다고 하는데요.

수법이 너무나 노골적이지만, 배달 앱 업체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

점주들은 나름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영상 출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