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구혜선이 과거 4대 얼짱 시절부터 배우 겸 작가, 감독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는 구혜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구혜선은 "오늘 늦잠 잘까 봐 걱정됐다. 생방송이라 걱정됐다"라며 "평소 제가 잠을 잘 안 자는데 아침에 '아침마당'을 다 본다. 특유의 편안함과 고향 같은 정서가 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배우 안재현과 이혼 조정에 합의한 것에 대한 질문에 "최근 일은 아니고 좀 됐다"라며 "이제 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중요한 사항은 아닌 것 가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구혜선은 과거 '4대 얼짱' 시절을 회상하며 "저도 그때 잘 몰랐는데 학창시절에 지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같은 '다모임'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그 사이트에 친구 찾기를 위해 사진을 올렸는데 그게 퍼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저는 저때 연습생이었고, 아이돌을 다 꿈꿀 때라 저도 아이돌이 되고 싶었다"라며 "사실 작곡을 해서 연습생이 된 것인데 제가 무대울렁증이 있었고 그럴 실력이 안 되어서 배우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해서 배우를 시작했고, 당시 방송국에서 우연히 '논스톱' PD님을 입구에서 마주쳤는데 혹시 나와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바로 들어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배우 생활에 대해 그는 "일단 나에게 주어진 것은 무조건 열심히 일단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저는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체감적으로는 인기를 못 느꼈다. 매일 매일 일이 있었고 밤새 소화를 해야 하니까 인기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서른 신을 촬영하는데 찍을 땐 순서가 없이 뒤죽박죽이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결혼한 장면을 찍어야 하니까, 아침에 우는 장면을 찍는 경우가 있다. 나오기 전부터 감정을 잡아야 한다, 빨리 울어야 하니까. 우는 걸 한 컷이 아닌 여러 번 찍게 되니까 우울한 생각을 해야 하니까 그게 배우에게 어려운 부분 아닐까.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불행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근데 그런 부분이 어떤 면에선 도움이 됐는데 현실에서 불행이 닥쳤을 때 감당이 되더라. 막 울고 나니까 평소에 울 일이 없다. 평소엔 눈물 날 일이 많이 없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독 일을 한 것도 연기를 통해 꿈이 생긴 것이다. 배우로 살면 제가 몰랐던 삶을 살아야 하니까 사람에 대한 이해가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큰 사랑을 받은 이후에 대해 "그때 당시에는 어딜 가나 사랑받고, 다 좋아해 주니까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정말 내가 좋은 사람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뭔가 사람을 잘 들여다보기가 어려웠다. 그럴 때 사기도 많이 당하는 분들이 있더라. 그때 저는 그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작품이 안 될 때가 있는데 그들이 싹 빠져 나가는 게 느껴진다. 근데 저는 그게 오히려 좋았다. 뭔가 진짜 제 사람이 남는 것 같더라. 좌절된 일이 생기는 게 오히려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구혜선은 지난 2017년 알레르기성 소화기능장애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받다가 드라마를 하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혜선은 "병이라기보다는 증상이었다. 알레르기 증상 같은 것이다. 그 증상이 나타나면 순간적으로 뭔가 쇼크가 오게 된다. 제가 도대체 무엇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지 몰라서 그걸 찾는 과정이 걸렸다"라며 "그래서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 (드라마 하차 전에) 한달 정도 금식을 해야 했는데 서 있을 수가 없었고 버틸 수가 없어서 그런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라며 "드라마 하차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는데 죽어도 했어야 하는, 그런 죄책감에 시달렸다. 임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런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배우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활동 중인 구혜선은 작가 활동에 대해 말했다. "예전에 프랑스에서 전시를 했늗네 빈손으로 오고 싶어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서 완판한 것"이라는 그는 자신의 섬세화 작품을 스튜디오에서 소개하며 "원하는 패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꿈틀 거리는 것을 담아냈다"며 "그림은 오래 걸리는 건 1년이 걸릴 때도 있다. 아무래도 그림 그릴 땐 생각보다 되게 이성적으로 작업한다. 집중하게 되니까 몸도 경직되어서 작업을 한다. 작업 다 끝나면 허리도 다 아프다"며 웃었다.

또한 "어릴 때부터 그냥 가지고 있는 재능 같은 걸로, 음악을 듣고 음악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음악을 시작했다. 가수가 되고 싶어서 제가 만든 곡으로 회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제가 이전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지금 50곡 정도는 발매했다. 영화도 만들면서 영화 배경음악도 만들고 있다"라며 "영화는 단편 5편, 장편 3편을 찍었다. 흥행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나름대로 많이 찍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혜선은 오는 3월 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일 전시회에 대해 "영화는 종합예술인데, 영화를 영화관에 걸었을 때 흥행이 되지 않거나 사람들이 볼 수 없는 환경에 처해졌을 때 영화를 전시관에 걸어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주제는 서태지씨의 가사와 제 음악을 결합한 어떤 융합 전시인데, 이건 사실 너무 제 세계에서만 놀고 있는 것 같아서 대중 음악, 전설의 서태지씨 가사 일부들을 제 그림과 음악에 융합시켜봤다"라며 "뭔가 아이러니하고 모호한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보시는 분들이 이걸 어떻게 보시냐에 따라 열려있을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서태지가 좋아했냐'는 질문에 구혜선은 "허락을 받았다"라며 "후배가 문화적인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받아주신 게 아니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이 진짜 제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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