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최강폭염" 예보 뒤 장마·가을태풍 '머쓱'

예보정확도 높이며 자체 앱 알림으로 즉각소통 강화 중

"제대로 맞혀서 밥값했다." "눈이 질척거리긴 하지만 잘 맞혔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2시간 만에 5㎝가 넘게 쌓일 정도의 짧고 강한 눈이 지나갔다. 지난해 폭염을 전망했으나 최장장마와 가을태풍으로 '오보청' 비난을 받았던 기상청은 신임 기상청장 취임 뒤 첫 새해를 맞는 1월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상청은 앞선 예보에서 경기 동부를 제외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 경북 내륙(북동산지 제외), 경남 서부, 전남 남해안, 충남, 제주(산지 제외), 서해5도엔 1~5㎝의 눈이 쌓일 것으로 내다봤다.

눈이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이며 '게릴라성 집중호우' 성격으로 빠르고 강하게, 많이 올 것도 함께 밝히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소에도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 이날 눈은 단 2시간 동안 들이부은 듯 내렸다.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 위험기상감시 대설 실황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서울에선 은평구 진관동에서 4.1㎝ 눈이 쌓여 서울시내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어 서대문구 3.7㎝, 종로구 3.6㎝, 강서구 3.5㎝로 뒤따랐다.

경기권에선 파주 문산읍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에는 5.5㎝가 쌓이며 도내 가장 많은 적설량을 나타냈다. 고양 일산동구와 양주에 4.6㎝, 파주 판문점 4.0㎝, 의정부 3.8㎝의 누적 적설량이 기록됐다.

경기 북부에서 당초 예상보다 10%(0.5㎝) 가량 많이 오긴 했지만 대체로 기상현상을 맞힌 것으로 파악됐다.

1월 시작과 동시에 6~7일, 12일, 18일에 이어 이날(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의 눈 예보가 정교해졌다. 앞선 18일 최대 7㎝를 전망했지만 서울엔 1.8㎝에 그치면서 일부 눈총을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가평 8.5㎝, 평택 6.5㎝가 내리면서 수도권 전반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은 예보를 했다.

더욱이 눈구름이 지나감과 동시에 대설특보를 해제하면서, 이를 언론과 일반(날씨 알리미 애플리케이션 및 홈페이지)에 알려 생업과 안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지난해 기상청은 '여름철 기상전망'을 내면서 "폭염과 열대야일수도 평년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이며,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여름 장마가 중부와 제주에서 기상관측사상 최장기록을 갈아치우며 상반된 날씨로 기상청은 곤혹을 치렀다.

올들어 비교적 정확해진 예보의 중심에는 지난 11월 교체된 박광석 제14대 기상청장이 있다고 기상청 안팎은 평가한다. 정치, 행정을 전공한 뒤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관료출신의 '관리'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청은 통보문을 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의식하면서 선별진료소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의한 낙하물 피해도 대비할 것도 함께 당부해 실생활과 가까운 예보에 힘을 더 쏟는 모양새다.

앞서 박 청장은 취임사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기상청, 반구저기(反求諸己·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의 자세로 역량 강화에 힘쓰는 기상청, 내일의 날씨를 넘어 내일을 내다보는 기상청이 되자"고 제언한 바 있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ac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공=뉴스1. 해당글은 제휴매체의 기사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