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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개의 안구를 적출한 뒤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 눈을 이식하는 실험을 한 국내 연구진이 동물 실험 윤리를 어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 윤리 문제와 함께 실험에 사용된 동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데요.

지난 15일 논문 재점검 전문 매체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는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이 충북대 연구팀의 논문에 윤리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평가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플로스원은 "박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 눈이 기존 적출방법보다 임상적으로 유용한지, 또 연구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무 문제가 없는 개를 사용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편집자들이 논문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평가가 나오기 전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을 낸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 학술계가 국내 대학의 동물실험 윤리 문제를 거론하면서 해당 논문 재점검을 공개적으로 진행한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문제가 된 연구는 지난해 11월 충북대 수의학과 박경미 교수 연구팀의 '3D 프린팅을 활용한 반려견용 맞춤 제작 인공 눈: 예비연구'.

이 연구는 안구 암 등 난치성 눈병으로 인해 적출된 동물의 안구를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안구가 대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위해 박 교수팀은 비글 암수 두 마리의 한쪽 눈을 각각 적출한 뒤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인공 눈과 안와임플란트를 넣고 6개월간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개는 모두 안락사됐는데요. 이 논문은 충북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쳤으며, 플로스원 내부 리뷰를 거쳐 게재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윤리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논문에서 "맞춤형 인공 눈이 미적으로도 훌륭하다", "눈이 적출된 개의 얼굴은 아름답지 못하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용 용도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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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단순히 미적인 부분만을 위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박 교수는 "개 눈을 적출하면서 지금까지 단순 봉합 시 혈종이 생기거나 적출한 부분이 함몰될 수 있어 안와임플란트 수술을 해왔다"며 "수술 시 실리콘 등을 사용해 왔는데 염증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재료가 기존 재료보다 이물반응과 염증반응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추후에는 인체용 의안 개발로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실험 계획 전 윤리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수의학계와 동물단체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로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보다 철저히 운영되는 분위기가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Retraction Watch, Plos one, animalscant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