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구민지기자] 'MAMA'는 Mnet ASIAN MUSIC AWARDS의 약자다.

'MAMA'의 주인공은 가수다. 의심의 여지도 없다. 실제로, 이 행사의 이름에는 '뮤직'이 들어간다. 가수들을 위한 시상식임을 분명히 했다.

'MAMA'의 주인공은 가수일까?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가수들을 위한 공간은 없었다. 소속사 카니발이 그들의 대기실이었다.

12월 6일, 파주 통일동산 콘텐츠 월드.

▷ 배우 A가 공연장 안에 마련된 대기실에 도착했다. 거울과 조명이 완벽히 세팅돼 있었다. 그는 (MAMA가 준비한) 다과를 먹으며 시상식을 즐겼다.

▷ 아이돌 B는 야외 주차장으로 안내받았다. 그들은 좁은 차 안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휴대폰 조명에 의지해 메이크업을 수정했다.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

MAMA는 누구를 위한 시상식일까.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가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시상자(배우)와 수상자(가수)를 불공평하게 대우, 도마 위에 올랐다.

2020 MAMA가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렸다. 비대면 생중계 방식을 택했다. 수상 장면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고, 공연은 사전 녹화분으로 대체됐다.

MAMA는 아시아 최고 시상식의 면모를 과시했다. 송중기, 이정재, 박서준, 유연석, 정경호, 임수정, 이다희, 김지석, 강한나, 공명, 이도현 등 29명의 배우가 참석했다.

K팝 대표 그룹이 총출동했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트와이스, NCT, 보아, 태민, 갓세븐, 마마무, 몬스타엑스, 데이식스, 에이티즈, 제시 등이 상을 받았다.

하지만 MAMA는 두 얼굴의 시상식이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간극이, 너무도 멀었다.

특히 가수들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대부분의 가수들이 개별 대기실을 제공받지 못했다. 주차장에서 대기를 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대기실을 제공받은 아이돌은 2팀 정도다. 나머지 팀들은 주차장에서 대기했다. 화장실은 야외에 설치된 간이 시설에서 해결해야 했다. 일부는 인근 숙박업소를 대실 했다.

한 아이돌 그룹 관계자는 "가수 대부분이 허리가 좋지 않다. 차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게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몇몇 가수들은 숙박업소를 잡고 대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식사 해결도 힘들었다. 배우의 경우 대기실 밖에 마련된 케이터링을 이용했다. 하지만 가수들은 차 안에서 햄버거와 도시락을 먹었다. 케이터링을 이용한 가수는 없었다.

또 다른 아이돌 관계자는 "(CJ 측에서) 건물 공용 식당 이용을 안내받았다. 그냥 차에서 먹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배우들이 올린 사진을 보고 케이터링 존재를 알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MAMA 측은 '디스패치'에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대기실) 장소 인원 밀집도를 최대한 낮춰야 했다는 것.

"아이돌 그룹은 인원이 많아 한 곳(대기실)에서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안전을 위해 양해를 부탁했다." (CJ관계자)

이 관계자는 이어 "배우의 경우 대본 숙지 등 사전에 준비할 게 많았다"면서 "가수는 상을 받고 소감만 말하면 되기에 대기실을 나눈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MAMA는 '고민의 결과'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 시상식이다. 낯선 상황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MAMA는 더욱 철저히 준비했어야 한다. 행사장은 파주콘텐츠월드.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다. 현재 건물 2동만 완공됐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CJ 스스로 행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그룹 멤버가 많아서 대기실을 이용할 수 없다? 시상식 출발부터 잘못됐다. 왜 대기실 하나 마련할 수 없는 (미완공) 건물을 행사 장소로 사용했나. CJ 스스로 그들의 잘못을 증명하고 있다." (가요 기획사)

보여주기식 방역이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일례로, 시상을 하는 배우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반면 상을 받는 가수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은색 전신 타이즈를 입은 소독 여성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가요 관계자는 "방역을 하는 건지, 방역 퍼포먼스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MAMA는 아시아 최고의 음악 축제다. 시상식 규모 또한 거대해졌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본질은, 가수다. K팝의 성장은 'MAMA'가 아니라 '아이돌' 땀의 결과다.

<사진출처=트위터 '20010723net'. 'tytrack_701', 'EX0PR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