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관련 20대 남성이 사망한 것을 두고 "기쁘다"고 표현했다가 논란이 된 버벌진트가 자신의 글을 "충동적 포스트"라 밝히며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버벌진트의 SNS 논란은 지난 12일 버벌진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n번방 관련 20대 남성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캡처해 게재한 뒤 그 위에 "기쁘다 몇 명 더 사망하면 기념 곡 냅니다. 신상공개도 갑시다"라는 메시지와 하트 얼굴 이모티콘을 새긴 게시물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12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인천광역시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n번방 사진을 갖고 있다며 최근 경찰에 자수했다. 그러나 음독을 시도해 치료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해 결국 숨졌다.

버벌진트는 해당 남성의 죽음을 기뻐했고, 일각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너무 가볍게 표현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음에도 "가자 더 가자 이거 한강" 등의 메시지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더하며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네티즌은 버벌진트의 과거 음주운전 사건과 성희롱적 가사로 지적받은 '달리자'를 거론하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가 남을 탓할 자격이 되느냐"면서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버벌진트는 댓글과 우회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과거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또한 가볍게 넘기는 듯한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버벌진트는 13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SNS 글에 대해 해명하고, 과거 잘못에 대한 지적에 감사하며, 반성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 한다"며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버벌진트 공식입장 전문.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네요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구요,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

'그런 태도/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실제로 용감하신 여러 분들이 목소리를 내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나 메롱emoji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인스타그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정도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습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2016년6월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습니다 리마인더니까요. 사람은,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합니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

TV리포트=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버벌진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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