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주거 차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습니다.

지난 12일 MBC 뉴스의 '엠빅뉴스'에서는 '우리는 대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라는 주제로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거 차별'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소득 격차에 따른 비하와 따돌림은 과거부터 있었는데요.

과거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했던 이백충·삼백충은 부모 소득이 월 200만원·300만원인 자녀를 뜻하는 은어로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월거지·전거지·빌거지도 생겨났는데요.

각각 월세 사는 거지, 전세 사는 거지, 빌라 사는 거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 주거 형태를 가지고 상대를 비하하는 말들입니다.

'주거 차별'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횡행하는 이유는 어른들의 탓이 큰데요. 어른들의 차별 의식이 아이들에게 극단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입니다.

한 자녀를 가진 부모는 "사실 부모 입장은 이해가 간다. 임대나 이런 데 살면 약간 애들이 관리가 안 되는 부분이 솔직히 있다. 이러지 말아야 되는데 저도 부모 입장이기 때문에"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신도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올린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교사는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주공아파트와 학구를 분리해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그들의 주장대로 학구 분리하면 주공아파트 아이들은 바로 옆에 있는 학교를 놔두고 걸어서 15분 더 걸리는 학교로 가야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냐"며 "다 큰 6학년 남학생이 무서워서 눈물 흘릴 정도다"고 전했습니다.

부모들은 "애들이 그렇게 알고 크면 나중에 뭐가 되겠냐. 커서도 똑같은 게 반복이 될 것이다"며 착잡한 표정을 짓습니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학군배정 관련 민원의 상당 부분은 임대주택 거주 학생들이 많은 초등학교 배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아예 해당 초등학교를 폐교해달라는 민원도 존재해 씁쓸함을 자아냈습니다.

<사진·영상 출처=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