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1980년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수감실 TV로 영화 '살인의 추억'을 감상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9일 '부산일보'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와 부산교도소에서 2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A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요.

지난 2016년부터 수감생활을 시작한 A씨는 이 씨를 교도소 리더로 기억했습니다. 

A 씨 증언에 따르면 이 씨는 종교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는데요. 이때 받아온 빵 수십개를 수감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죠.

남다른 친화력에도 불구 정작 본인의 이야기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는데요.  

A 씨는 "개인사를 물으면 (이 씨가) 화제를 돌리기가 일쑤여서 화성 연쇄살인사건 범인 몽타주를 봤던 수감자들 사이에서는 '범인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씨는 여성 사진과 잡지 등을 수집하는 데 집착을 보였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이 씨가 사물함에 여성 사진을 보관해 둔 것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것.

특히 이 씨는 수감실 TV를 통해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수감자들은 TV를 통해 영화 등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는데요.

이 씨와 2년간 생활하는 동안 '살인의 추억'이 3번 넘게 방영됐다는 게 A 씨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는 "'살인의 추억'을 보며 수감자들과 욕을 하기도 했는데, 같은 교도소 안에서 이 씨가 이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다"고 말했는데요.

또한 "호인이라고 생각했던 이 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죠.

앞서 부산교도소 측 역시 이 씨가 1급 모범수였으며 수감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밝혔는데요.

그런 이 씨의 행동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인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향에 가학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성끼리 모여 있는 교도소 내부 생활 모습으로는 호탕하고 좋은 사람처럼 비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영화 '살인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