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세관 공무원이 청탁을 받아 세금을 내야 하는 물품을 부당하게 통과시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2일 SBS는 관세청 산하 세관 공무원 김 반장이 前 세관장의 문자 한 통에 샤넬 가방의 세금을 물지 않고 통과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세관 공무원 김 반장은 前 세관장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는데요.

前 세관장은 "딸이 파리 여행을 나갔다가 김포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인데, 샤넬 가방 때문에 한도가 넘는다고 걱정을 한다, 아는 직원이 있다면 통과 시켜 달라"는 지인의 문자를 김반장에게 보냈습니다.

김 반장이 이 문자를 받고 세관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인데요.

김 반장은 前 세관장에게 '샤넬 가방을 메고 오는지, 가방에 넣어오는지' 등을 물어보는가 하면 "잘 나갔습니다. 저는 아니고 X반장에게 부탁해서 안내했어요"라며 처리 결과를 보고까지 했습니다.

부탁을 받은 김 반장이 현장 근무자에게 다시 부정한 청탁을 했고, 결국 세금 한 푼 안 내고 샤넬 가방이 통과된 것.

해외에서 600달러 이상 물품을 구매했다면 입국할 때 자진신고를 해야 합니다. 몰래 들여오다 걸리면 가산세까지 물게 되어 있는데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전 세관장은 해당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이 한 예로 샤넬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샤넬 가방의 가격은 4천800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650만 원 정도.

이 가방을 가지고 국내로 들어올 경우 세금을 200만 원 정도 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는데요.

그러나 이 문자 몇 통으로 그녀가 당연히 냈어야 할 세금을 면제받았습니다.

관세청 산하 세관의 허술한 세관 검사는 물론 전관예우나 자기 식구 봐주기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진·영상 출처=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