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약 2주 다가온 가운데, 한국팬들의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마블코리아 측에서 "'엔드게임' 번역가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박지훈 번역가를 고용하는 게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번역에 있어 떳떳하다면 이름을 밝히거나 "박지훈 번역가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마블 코리아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번역가의 이름을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기 떄문입니다.

특히나 작년 개봉한 '어벤져스:인피니티워' 개봉 당시에도 오역으로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극중 닥터스트레인지의 "We're end game now"(이제 우린 최종 단계에 왔어)라는 문장을 "우린 가망이 없어"라고 오역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그간 박 번역가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수어사이드 스쿼드', '다크 나이트 라이즈',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등 할리우드 대작들을 맡아왔습니다. 그리고 매번 오역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특히 '인피니티워'의 오역은 많은 관객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박지훈 번역가를 퇴출시켜달라"는 글까지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박지훈 번역가는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오역 논란에 해명했는데요. 그는 "가망이 없다"라고 번역한 것에 대해 "'어벤져스3'를 일단 마무리하고 '어벤져스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 '가망이 없다'고 번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패색이 짙고, 아이언맨은 살려야 했기에 닥터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스톤을 넘겨준 상황을 옮긴 것"이라며 "그렇게 마무리해야 다음 4편에 반전이 있을 경우 관심과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걸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닉 퓨리의 "MOTHER F…"를 "어머니"라고 번역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당시 어떤 가이드나 주석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박지훈 번역가는 "당시 '어머니'로 번역하고 마블에서 승인을 받을 때 문제없이 통과됐다. 문제가 있었다면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할리우드 영화의 욕설 대사 등급 심의는 한국보다 엄격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박지훈 번역가는 여러가지 상황을 염두하고 "MOTHER"를 말 그대로 "어머니"라고 번역했다는 것입니다.

통상 외화 번역은 영상과 스크립터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마블과 같은 대작의 경우는 주요 장면은 블라인드 처리된 영상만 제공하고, 스크립터만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어벤져스:인피니티워' 번역 당시엔 하이라이트 장면이 대부분 블라인드 처리돼어 스크립터에 많이 의존해서 번역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우리는 감독과 제작사의 의도를 보려고 영화를 보는 거다. 번역가의 의도를 보려고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다. 감독의 의도를 해칠 번역이라면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니냐"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경력이 10년이 넘는데도 오역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번역가 본인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번역가가 의역을 하는 건 문화권에 따라 직역할 경우 달라질 수 있는 뜻을 맞추기 위한 것이지, 원작자의 의도를 무시하라는 게 아니다. 변명이라면 치졸하고 진심이라면 자격미달이다"라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과연 이번 '어벤져스:엔드게임' 자막도 오역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될까요? 마블 코리아가 번역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출처=마블엔터테인먼트, 워너브라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