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칸(프랑스)ㅣ특별취재팀] 한 편의 영화였다. 아니 영화보다 아름다웠다.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레드카펫은 그 어떤 로맨틱 무비보다 감동적이었고, 감미로웠다.

 

브란젤리나 커플이 칸을 뜨겁게 달구었다. 16일(현지시간) 저녁 7시 영화 '생명의 나무' 공식 스크리닝을 위해 칸 레드카펫에 선 것. 두 사람이 칸 레드카펫을 나란히 밟은 건 지난 2009년 영화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이후 2년 만이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없었다. 피트의 사랑은 여전했으며, 졸리의 배려도 돋보였다. 피트는 떨어져 있는 시간이 아까웠는지 행진이 끝나자 마자 졸리에게 달려갔다. 졸리는 영화보다 자신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를 우려해 먼 거리를 유지했다.

 

 

 

◆ "로맨틱 레드카펫…사랑의 역주행"

 

이날 레드카펫은 영화 '생명의 나무' 공식 프리미어였다. 즉 주인공은 영화에 출연한 피트와 숀 펜, 그리고 테렌스 멜릭 감독이었다. 피트 역시 첫 레드카펫에서는 동료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티에리 프레모 위원장과의 단체 사진이 끝난 뒤 깜짝쇼에 들어갔다. 뤼미에르 대극장 계단을 역주행해 레드카펫 아래로 달려간 것. 이어 기다리고 있던 졸리의 손을 잡고 세기의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졸리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이유는 피트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공식석상, 혹시라도 주변의 관심이 영화가 아닌 브란젤리나에게 쏠릴까봐 멀찌감치 떨어져 조용한 내조에 나선 것이다.

 


 

◆ "팬서비스도 역할분담…좌우로 헤쳐모여"
 
브란젤리나는 2008년 '쿵푸팬더', 2009년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스', 2011년 '생명의 나무'로 칸을 찾았다. 둘의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누가 레드카펫의 주인공이냐에 따라 철저히 배려하고, 분담했다.

 

이날도 마찬가지. 둘의 궁합은 레드카펫이 시작되기 전부터 환상적이었다. 영화제 측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뤼미에르 극장 앞에 내린 이후, 극장 주위를 가득 메운 팬들을 위해 역할을 나눴다.

 

피트는 극장 왼쪽에 자리잡은 팬들을 맡았다.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하고 사인을 하며 폭풍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졸리는 오른쪽을 책임졌다. 길게 늘어진 팬스 끝을 왕복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사인을 선물했다.

 


 

◆ "환상의 드레스룩…세기의 패셔니스타"

 

브란젤리나는 레드카펫 로맨스 뿐 아니라 드레스에서도 완벽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피트는 정통 턱시도룩을 연출했다. 검은색 재킷에 블랙 단추가 달린 화이트 셔츠를 입었다. 높은 셔츠 깃은 목은 길고 얼굴은 작게 만들었다. 긴 머리를 뒤로 넘겼고, 투명한 브라운 선글라스를 착용해 터프한 분위기도 살렸다.

 

졸리는 '베르사체(VERSACE)'의 짙은 초콜릿색 튜브 롱드레스를 입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실크 소재로 우아한 분위기가 강조됐다. 전체적으로 드레이프가 볼륨 있게 잡힌 것이 특징. 드레스 앞부분이 아슬아슬하게 트여져 졸리의 각선미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한편 이날 레드카펫에는 스타가 총출동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드러냈다. 피트와 졸리 외에 숀 펜, 주드 로, 그웬 스테파니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축구선수인 사무엘 에토도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칸영화제 특별취재팀>

글=임근호·송은주·서보현기자

사진=김용덕·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