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생했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로 더욱 심해졌는데요.

지난 14일 이른 아침, 강서경찰서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강서구의 한 PC방으로 출동한 119대원들은 매우 참혹한 현장을 마주했습니다.

한 남성이 많은 피를 쏟으며 쓰러져 있었는데요 그를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숨진 피해자는 PC방 아르바이트생입니다. PC방 손님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했는데요. 하필 그날이 마지막 출근이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주변을 더욱 더 안타깝게 했죠.

이 사건을 놓고 법의학자들도 피의자의 범행수법이 충격적이라고 말합니다. 피해자 얼굴과 목 부위에서 무려 32번에 걸쳐 칼에 찔린 좌상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야간 시간대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나도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실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 본 3명 가운데 1명은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PC방, 편의점 등 야간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일어난 사건들은 대부분 사소한 이유때문이었는데요.

이번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은 "게임비를 돌려주지 않아서", 지난 1월 인천 편의점 폭행 사건은 "비웃는 것 같아서", 지난 2016년 12월 경산 편의점 살인사건은 봉투값 때문이었습니다.

JTBC뉴스룸은 지난 27일 이들의 야간 아르바이트생들의 상황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야간 아르바이트생들은 이번 사건이 남일같지 않다고 말했죠.

PC방 손님들은 프로그램이 안 깔린다는 이유로 물건을 집어 던진 일도 있었고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 원하는 담배도 모르냐며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야간에는 홀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나 도망갈 곳도 도움을 요청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신고를 해도 찰나의 순간에 내가 공격을 당할 수도 있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택한 방법은 '참는 것'이었는데요. 한 PC방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점장님이) 웬만해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손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 드려라'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말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요. "퇴근하고 나오면 '오늘 하루도 안전하게 내가 살아있구나' 이런 느낌이다"고 말했습니다.

야간 아르바이트생들이 이렇게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인데요. 긴급신고시스템 도입이나 안전교육강화 등의 대책은 겉돌고 있습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