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의 사건을 학교 시험 문제로 출제하다 뭇매를 맞은 학교가 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는데요.

문제가 된 A여고 측은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해당 교사도 인정한다"며 "의도와는 상관없이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의 사진 및 실명을 사용해 관련된 분들과 학생들에게 상처와 불편함을 끼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말했죠.

이어 "이는 한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우리 모든 선생님들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모든 선생님들에게 관련 내용을 주지시킴과 동시에 주의를 줬다"며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과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에 대해 수업 내용 및 시험 문제로 사용함에 신중함을 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여고에서 '영어독해와 작문' 마지막 문제 지문에 구하라 사건을 문제로 출시했다"며 올라온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시험지에는 구하라와 최종범, 그리고 구하라와 같은 그룹 '카라' 출신의 강지영이 나왔는데요. 이름과 사진까지 붙여놓고 해당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문제는 구하라 사건을 희화화하는 듯한 의도가 담겨 있었는데요. 지문 속 강지영은 "'팝콘각'이라는 말을 아니?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 팝콘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와 큰 싸움을 벌였대. 완전 팝콘각"이라고 조롱했죠.

이에 구하라는 "팝콘각? 그런 말은 쓰면 안 된다"며 "그런 단어를 심각한 상황에서 사용하게 돼 유감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어 최종범은 "나도 하라의 말에 동의한다. 나도 손님의 머리를 자를 때 상황에 맞는 어투를 쓴다"며 "어쨌든 나는 왜 그가 여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는지 이해가 안 돼. 정말 불쌍한 남자야"라며 사건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합니다.

앞서 A여고에서는 미투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교사가 학생에게 "꼬리 친다는 소리 자주 들을 스타일"이라며 성희롱을 하거나, 강제로 손을 잡는 등의 추행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다음은 A여고 측의 사과 전문입니다.

사안의 경위는 먼저, 10월 11일에 있었던 3학년 영어독해 시험 서술형 지문의 부적절함을 한 학생이 SNS에 게재한 후 이것이 리트윗 되었습니다. 이후, 10월 11일 16:05 경에 한 언론사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해 왔습니다.

학교에서는 그 때 상황을 인지한 후, 당일 16:30 경에 평가담당부장, 교무부장이 해당교사와 면담을 갖고 문제 출제 의도와 상황 등에 대한 소명을 듣는 등 상황 파악을 시작하였습니다.

담당 교사의 출제 의도는 타인의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조롱하는 식의 언어 사용은 부적절하므로 언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에도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바른 언어 사용의 방식을 묻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해당 교사도 인정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의 사진 및 실명을 사용함으로써 관련된 분들과 학생들에게 상처와 불편함을 끼친 점은 분명한 잘못입니다.

지금 언론사에서 계속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고 있으며, 10월 12일 09시경에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아 사안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교육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한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우리 모든 선생님들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모든 선생님들에게 관련내용을 주지시킴과 동시에 주의를 주었습니다.

추후 시사적인 내용, 특히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과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수업 내용 및 시험 문제로 사용함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피해자를 보호하고 함께 아파하며 공감해야 할 사회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자체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점에 대하여 사과 드립니다.

일련의 사안에 대해 학교장으로서 공식적으로 머리숙여 거듭 사과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