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박혜진기자] 저는 대한민국 아이돌입니다. 제 꿈은 한류스타입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흔들고 싶습니다.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게 있습니다. 군대를 미루어야 합니다. 최대 (만)30살까지요. 입대를 하면, 공연을 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저만 그런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선배돌도 마찬가지 길을 걸었습니다. 절대, 불법이 아닙니다. 병역법을 활용하는 겁니다.

우선, 3수를 합니다. 2년이 아깝지 않냐고요? 2년을 연장한 거죠. 자퇴와 입학을 반복하면, 1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습니다.

그렇게 25살에 대학을 졸업합니다. 영장이 나오면, 정석(?)대로 대학원 코스를 밟으면 됩니다. 최대 28살까지, 3년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마의 28세입니다. 병무청은 만 28세(대상자)를 꼼꼼히 챙깁니다. 영장은 빈번하고, 연기는 까다로운… 시기입니다.

이 때 필요한 건, 730일 카드입니다. 병역법에 따르면, 입영 대상자는 특정한 사유에 한해 최대 730일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대학원 박사 코스입니다. 박사 과정을 이유로 1년을 미룰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만 29세까지 연기가 가능하죠.

박사 과정이 끝나면요? 걱정마세요. 전 아이돌입니다. 아직 남은 카드가 많습니다. 공연, 연기, 해외활동, 홍보대사 등등등….

“나에게는 아직 300일이 남아 있다.”

한 아이돌의 가상일기다. 그렇다고, 소설은 아니다. 있을 법한 이야기다. 실제로 수많은 아이돌이 이런 방식으로 입대를 미뤘다. 미루고 있다. 또, 미룰 예정이다.

그리고 이는, 지드래곤이 택한 방식이다. 지디(권지용·30)는 삼수를 했다. 자퇴를 했고, 다시 입학을 했다.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신청도 했다. 그렇게 서른 살까지 미뤘다.

물론, 지디의 입대 연기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졌다. 불법이 아니다. 다만, 그의 학구열은 의문 부호다. 그는 어떻게 유통학’ 석사가 됐을까?

대한민국 아이돌이 만 30세를 채우는 방법이다. 지디의 사례로 살펴봤다.


‘빅뱅’ 지디는 1988년생이다. 2009년 경희대 포스트모던학과에 입학(&자퇴)했다. 2010년 3월, 국제 사이버대학 레저스포츠학과에 들어갔다. 그의 나이 22세. 새내기가 됐다.

사이버대학은, 모든 학사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해외 투어 등으로 바쁜 아이돌에게 최적화된 시스템. 그는 2013년 8월, 온라인으로 140학점을 땄다.

권지용의 최종 학력은 (지금까진) 대졸로 알려진다. 25살에 사이버 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나이는 30세. 5년을 미룬 셈이다.

어떤, 절차를 밟은걸까. 아니 이용한걸까?

“모든 입영 대상자는 부득이한 사정에 한해 최대 5회, 최장 730일까지 입대를 미룰 수 있습니다.” (병무청)

권지용은 25살에 대학을 졸업했다. 만약 그가 (최장) 730일을 썼다 해도, 27살이다. 이미 3년 전에 군대를 가야 했다.

‘디스패치’는 취재 과정에서 지디의 ‘숨은’ 학력을 발견했다. 그는 2013년 9월,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유통산업학과에 입학했다.

세종대학교 관계자는 ‘디스패치’에 “서류 전형으로 선발한다. (원래) 면접은 없다”면서 “학업 계획 및 전공 지식 등을 살핀다. 연구 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레포츠학과를 나왔다. 유통산업과 무관하다. 그래도 전공 지식, 학업 목표, 연구 계획 등의 심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2016년 8월, 대학원 졸업.

권지용은 28세에 석사가 됐다. 아니, 그렇게 3년을 미루었다. 심지어, 730일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다.

<여기서 잠깐>, 730일 카드? 사실, ‘카드’는 아니다. 적법한 절차다. 합법한 제도다.

병역법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유로 입영기일에 입영할 수 없는 사람은 <병역이행일자 변경신청서>를 제출한다. 최대 5회, 최장 730일을 연기할 수 있다.

연예인의 경우, ‘연예활동’을 추가로 제출할 수 있다. 공연 등의 활동으로 3개월을 미루는 것. (국가) 홍보대사에도 3개월 연기의 기회가 주어진다.

단, ‘연예활동기타사유’는 1번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연으로 (입대를) 미룬 사람은 작품 활동으론 연기할 수 없다.

다시, 권지용 사례다. 2016년, 드디어 28세가 됐다. 석사 학위를 손에 넣었다. 이는 곧, 재학생 입영 연기는 더이상 불가하다는 의미.

그렇다면 지디는, 2017 월드 투어를 어떻게 소화했을까. ‘연예활동기타사유’로 1년 이상 연기하는 건 한계가 있다.

지드래곤의 2017년은 바빴다. 우선 ‘빅뱅’ 10주년 투어를 이끌었다. 동시에 솔로 콘서트 ‘모태 투어’도 진행했다. 전세계 20여개 도시를 돌았고, 엄청난 티켓 수입을 거둬 들였다.

지디가 마음껏 해외를 돌아다닌 배경, 다름아닌 박사 과정 지원이다.

‘디스패치’는 권지용이 ‘대학진학(편입) 사유’로 약 370일을 연기한 사실을 파악했다. 박사 과정 지원자에 한해 약 1년을 연기해준다는 제도를 이용한 것.

병무청 관계자는 “만 28세까지, 박사 과정 진학을 사유로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면서 “합격하면 370일이 유지되고, 불합격이면 입영 일자가 잡힌다”고 설명했다.

D : 석사 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다시 학사 편입을 하면, 입영 연기가 가능한가? 

병무청 : 만 28세가 학업으로 입영을 연기하는 방법은 박사 과정 뿐이다.

D : 합격 여부는 확인이 안된다. 하지만 370여일을 소진했다.

병무청 : 박사 지원 계획서를 제출하면 1년을 연기할 수 있다. 합격이 되면, 그 기간은 유지된다. 불합격입영 일자가 다시 잡힌다. 

‘YG엔터테인먼트’는 권지용의 최종 학력에 대해 묵묵부답. “학사 관리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팩트는, 그가 ‘대학진학’ 사유로 입영을 370일 이상 미뤘다는 것. 소집 기일 연기 과정을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덧붙여, 지디는 2017년 11월 다시 입영 날짜를 연기했다. ‘연예활동기타사유’를 꺼낸 것. 3개월의 시간이 주어졌고, 일본 4개 도시에서 돔 투어를 열었다.

권지용은 2월 중순, 소집 영장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그에겐 쓰지 않은 300일이 남아 있다. 어떤 부득이한 사유로 다시 3개월을 연기할 수도 있다. 병역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디의 문제일까. 제도의 문제일까. 결국,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불법은 아니지만, 꼼수는 분명하다.

<글=김수지·박혜진기자, 사진=디스패치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