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인터뷰]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것"…김고은, 신 내린 연기

[Dispatch=정태윤기자] '파묘'(破墓). 묘를 판다. 그곳에서 김고은은, 연기를 팠다. 굿을 준비할 때 몸을 살짝 떠는 포인트, 음을 타며 경문을 외는 소리, 무당 연기의 끝판왕을 보여준 대살굿까지.

말 그대로, 연기의 신이 내렸다.

좋은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당 선생님 집에 찾아가 함께 생활하며, 굿하는 현장도 따라다녔다. 상황이 안 될 땐, 영상 통화를 하며 사소한 동작 하나까지도 자문을 받았다. 

"큰 퍼포먼스를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에 집중하려 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확인을 받았어요. 휘파람을 불 때 귀를 잡고 불어도 되는지. 손 모양 하나까지 다 컨펌받았죠." 

다음은, 김고은이 접신한 과정이다. 

반(半)무당의 삶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는 오컬트 미스터리물이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았다. 

김고은은 '화림'을 맡았다. 화림은 젊은 나이에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톱클래스 무당이다. 전통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신세대의 당돌함을 지녔다. 

김고은의 종교는, 사실 기독교이다. 무속 신앙의 세계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다. 무당 역할이 행여나 어색하게 표현될까 걱정도 많았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촬영 틈틈이 화림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만신 고춘자 선생님 집에 찾아갔다. 일상처럼 시간을 보내며 서서히 무속인의 삶을 체득해 나갔다.  

그는 "어떤 날은 수다만 떨고, 어떤 날은 밥만 먹고 오기도 했다"며 "그러다 징 치는 것을 배우고, 실제 굿판도 여러 번 보러 다녔다"고 설명했다. 

"정말 노력했습니다. 어설프면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화려한 퍼포먼스부터 사소한 동작까지 무엇 하나 어색하게 표현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 디테일의 힘

화림의 영엄한 신빨을 제대로 각인한 순간은 대살굿 신. 얼굴에 숱을 묻히고 피 칠갑하며 신명 나게 칼춤을 췄다. 본격적인 공포의 시작을 여는 문이기도 했다. 

김고은은 "화림이 얼마나 전문적인지 관객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장면이었다"며 "프로페셔널할 수록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커진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스는 사소한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깃발이나 칼을 뽑을 때 어떤 각도로 해야 할지도 체크했죠. 굿을 준비할 때 몸을 살짝 떨거나 목을 꺾는 건, 선생님들을 관찰하면서 넣은 동작이고요."

무당 선생님과 살다시피 하며 포착한 행동들을 캐릭터에 녹여나갔다. 갓난아기가 계속 우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휘파람을 부는 장면 역시 그의 아이디어. 

"선생님들이 휘파람을 많이 불더라고요. 각자만의 방식이 있는데, 저는 귀를 잡으면서 집중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께 영상통화를 걸어서 손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확인받았어요."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대살굿에서 폭발했다. 최민식(상덕 역)은 "김고은이 이러다 투잡을 뛰는 건 아닌가 걱정했다"며 농담 섞인 극찬을 건넸다.

"한 테이크 찍을 때마다 숨이 차고 어지러워서 칼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혼신의 힘으로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선배님들이 직접 모니터하며 칭찬을 해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됐어요. 더 과감하고 확실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 "진가는 후반부에 있다"

김고은에게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경문 외우기. 뜻도 알기 어려운 내용을 음까지 타며 읊어야 했다. 촬영 전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부담이 컸다.

"(무당들이) 음을 타는 방향, 목소리 톤 등은 그들의 내공이고 애드리브예요. 저도 즉흥적으로 해보려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선생님한테 SOS를 쳤죠. 3가지 버전의 녹음을 받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통으로 외웠습니다." 

경문, 대살굿 등 화림의 강렬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장면은, 영화 앞부분에 몰려 있다. 그러나 장재현 감독은 "김고은의 진가는 후반에 있다"고 말했다. 

정령을 붙들어 놓기 위해 나무 뒤에 숨어 대화를 나누는 신.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섬세한 감정을 이어나갔다. 심지어 일본어로 전달했다. 

김고은은 "화림은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알지 않나. 그래서 상덕과 영근(유해진 분)보다 정령에 대해 가장 큰 두려움을 가졌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두려움뿐 아니라, 직업적 사명감도 복잡하게 내재돼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모시는 신이 지켜준다는 자신감도 어느 정도 담겨 있었을 거고요. 일본어로 연기하지만, 최대한 뜻을 이해하면서 뱉으려 했습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 11년 차의 최선

데뷔작(은교)부터 파격적이었다. 이후 느와르(차이나 타운), 청춘물(치즈인더트랩), 판타지(도깨비), 로맨스(유미의 세포들), 시대극(영웅) 등 11년간 다양한 얼굴을 그렸다. 

또 한 번 인생작을 탄생시켰다. 김고은은 "오랜만에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했다"며 "화림을 맡게 됐을 때, 부담보다는 반가움이 더 컸다"고 털어놨다. 

"한 작품이 대중에게 각인되고 나면, 비슷한 결의 시나리오만 들어오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단정 지으려고 하지 않아요. 제 안에서 한계를 지어버리면, (역할이) 정말 한정적으로만 되더라고요. 덕분에 그 동안 다양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기 호평에 흥행 질주까지 이어지고 있다. '파묘'는 개봉 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천만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고은의 필모 중 최고 흥행작이 될 예정이다.  

김고은은 "현장을 돌아보면 행복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적이었던 순간 없었다. 선배님들과 늘 배가 찢어지게 웃었다. 현장에서 이런 교류와 정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렇게 결과까지 잘 나오고 있어서 감개무량하다. 스코어를 들을 때마다 처음 듣는 숫자를 본다. 매번 놀란다"며 "끝까지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어떤 직업이든 늘 평가를 받잖아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히 좋고, 의도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라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이 훨씬 많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최선을 다했으니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제공=쇼박스>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완벽, 그 자체"...이준호, 각도무시 꽃미남
2024.04.29
[현장포토]
"두근두근, 설렘"...이준호, 심쿵 손인사
2024.04.29
[현장포토]
"공항이 반짝"...이준호, 조각의 출국
2024.04.29
[현장포토]
"여.심.스.틸.러"…백현, 공항의 귀공자
2024.04.26
[현장포토]
"비주얼, 눈부셔"…백현, 봄날의 힐링
2024.04.26
[현장포토]
"이 눈빛, 로맨틱"…백현, 훈남 교과서
2024.04.26
more photos
VIDEOS
00:00
[LIVE] 이준호, "인천국제공항 출국" l LEE JUNHO(2PM), "ICN INT Airport Departure" [공항]
2024.04.28 오후 10:06
15:59
[FULL]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종방연 포토타임 l tvN 'Queen of Tears' End Party Phototime [현장]
2024.04.27 오후 08:22
07:42
김수현·김지원·박성훈·곽동연,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종방연 포토타임+소감' l tvN 'Queen of Tears' End Party Phototime [현장]
2024.04.27 오후 07:47
more videos